[기자수첩] 생성형 AI 시대, 우정 쌓아가는 삼성·네이버
[기자수첩] 생성형 AI 시대, 우정 쌓아가는 삼성·네이버
  • 윤경진 기자
  • 승인 2023.10.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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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가 생성형 AI(인공지능)를 통해 기업의 업무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향상하는 '하이퍼오토메이션(초자동화) 혁신'을 선도한다고 선언했다. 황성우 삼성SDS대표는 지난 9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리얼서밋2023'을 개최하고 삼성SDS의 생성형 AI 플랫폼과 목표를 발표했다. 삼성SDS가 선보인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과 플랫폼 '패브릭스'는 네이버의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와 결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황 대표는 발표 마지막에 꼭 소개할 손님이 있다며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를 지목했다. 무대 위에 올라온 김 대표는 "지난달 이 자리에서 하이퍼클로바X를 발표하고 3주 만에 다시 섰다"며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8월 네이버는 같은 장소에서 한국어에 특화된 LLM(거대언어모델)을 기반으로 구축한 생성형AI 서비스인 하이퍼클로바X와 AI 챗봇 서비스 '큐(Cue:)' 등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SDS의 황 대표도 자리를 함께해 축하해 줬다.

생성형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새로운 변화 앞에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과 네이버가 담을 허물고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취재 현장을 돌아다니면 구글이나 아마존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거대한 벽을 느낀다. 대다수 기업에게 생성형 AI는 돈을 벌기보다는 까먹기 좋은 서비스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고차원적인 서비스다 보니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부터 많은 서버가 필요해 막대한 비용이 들다. 기술 투자도 꾸준히 해야한다. 들어간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선 전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는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 보니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하는 구글이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같은 곳만 돈을 벌기 쉬운 구조다.

하지만 생성형 AI는 우리가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기술이자 새로운 시장이다. 과거 반도체에서 기회를 보고 포털 서비스로 글로벌 기업들과 자존심 대결을 펼친 한국 기업이라 생성형 AI 시대에도 제몫을 해줄거라 믿는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과 시장, 트렌드 모두 너무나 빨리 변하고 경쟁기업들은 더욱 많아졌다.

좁은 내수시장은 더욱 발목을 잡는다. 시장의 변화에 빠른 대응이 요구되는 시대다. 변화에 대응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뤄내기 위해 국내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가 협력이다. 생성형 AI 분야에서는 서로 기술을 접목하며 손을 맞잡는 국내 기업의 모습이 종종 보인다. 삼성과 네이버의 경우도 그렇다. 몇십년이 지난 시점 당시 삼성과 네이버의 우정으로 생성형 AI 시장에서도 경쟁 우위에 설 수 있었다는 기사를 쓰고 싶다.

yo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