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권 내부통제 부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증권업계에서도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잇달아 사건이 발생하며 자본시장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증권사 금융사고 금액도 매년 늘어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금융권 내부통제와 관련해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에 증권사 3곳에서 횡령 등이 드러났다.
지난 10일 미래에셋증권 프라이빗뱅커(PB) A(56)씨가 투자자들을 속여 10여년간 730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투자자 피해액은 111억원에 달하는데, 투자자들이 PB를 믿고 직접 잔고 등을 확인하지 않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박건영 부장검사)는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등 혐의로 미래에셋증권 PB A씨를 지난달 25일 구속했다.
또 다음날인 11일 메리츠증권은 투자은행(IB) 본부 임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금융당국 검사 결과가 나왔다.
금융감독원은 메리츠증권 사모 전환사채(CB) 기획검사 중간 검사 결과, IB 본부 직원들이 본인과 가족, 친인척, 지인 등을 통한 뒷거래로 업무 대상 CB에 투자해 수십억 원 상당의 사익 추구를 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신한투자증권 영업 부문 소속 직원이 10억원대 횡령 사건이 발생해 금감원이 조사에 나섰다.
이 직원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가로채 코인선물 등에 투자해 수억 원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하이투자증권도 김진영 투자금융총괄 사장 자녀가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 관련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브로커리지 수익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는 이에 대해 전날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감사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특히 증권사 금융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어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증권사 금융사고 금액은 △2020년 3억원 △2021년 212억원 △2022년 258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의원 입법을 통해 내부통제 제도를 마련해 제대로 운영되도록 관리할 의무까지도 법에 명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