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은 9일 한글누리연구소가 주최하고 자사가 후원한 '한글 페스타 2023'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 열린 한글 페스타 2023은 세계 다양한 언어를 한글로 표기해 봄으로써 전 세계가 소통하는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지난 6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노래 가사 쓰기, 이야기 쓰기, 훈민정음 서문 낭독하고 번역해 쓰기 등 세 분야로 응모를 받았고 이날 수상작이 발표됐다.
이번 페스타는 33개 언어를 사용하는 총 45개국에서 193개 작품이 제출돼 열띤 경쟁이 펼쳐졌다. 이 중에서 △으뜸상(한글누리 이사장상) △한글학회 이사장상 △버금상 등이 36개 국가, 28개 언어로 된 99개 작품에 돌아갔다. 으뜸상은 한글 표기 정확성과 효율성, 참신성, 영상의 예술성 등을 고려한 최고상이다.
으뜸상은 에콰도르의 크리셀 에스피나르씨가 이야기 쓰기 분야에 응모한 작품이 선정됐다. 이 작품은 모어인 스페인어로 '바람과 해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현대 한글에서 사용되지 않는 훈민정음 옛글자 형을 참고해 참신한 표기를 고안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일례로 이 작품에서는 'ㆄ', 'ㅸ', 'ㆀ' 등 우리나라 15세기 중세 문헌에서나 볼 수 있는 글자를 활용해 스페인어 특유 발음을 표기할 정도다. 또한 한글을 사용해 모어 음절 표기 방식을 유지한 점도 흥미롭다. 'extremos'에 해당하는 글자를 '엓뜨레못'으로 표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글누리연구소 소장상'과 '한글학회 이사장상', '훈민정음학회 이사장상'은 각각 △이야기 쓰기 분야에 응모한 에콰도르국적의 후아나 카롤리나 갈린도 말도나도씨 △훈민정음 서문 낭독 분야로 참가한 중국 국적의 황웬리씨 △노래 가사 쓰기 분야에 응모한 인도네시아 국적의 인디아스완 트가르 수리야닝탸스씨가 수상 주인공이 됐다. 이 작품은 모두 각자 방식으로 모어에 있는 소리를 한글을 이용해 독창적으로 표기한 점이 돋보인다.
버금상은 △파나마 국적으로 노래 가사 쓰기 분야에 도전한 로드리게스 까나스코 히메나 안드레아씨 △나이지리아 국적으로 이야기 쓰기 분야에 응모한 아디군 아데론케 오두나요씨 △중국 국적으로 훈민정음 서문 낭독 분야에 참가한 타오밍후이씨 등 총 5명에게 수상됐다.
한글누리연구소는 페스타를 세계적인 한글 잔치로 이어갈 계획이다.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이용한 자신의 언어 표기를 시험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또 한글이 한국어 한계를 넘어서 여러 언어에서 사용되는 등 표기 확장성을 갖추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내년에는 '한글 페스타 2024'라는 명칭으로 5월15~8월31일 공모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주원 한글누리연구소 소장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한류가 강력한 기류임을 확인했다"며 "한글의 확산 가능성을 지속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