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대거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이들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본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체로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 수장은 교체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월과 3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CEO는 9명이다.
먼저 박정림·김정현 KB증권 대표와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등 3명의 12월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 3월에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등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이들 증권사 모두 자본 기준 상위 10개사에 해당하는 대형사로 CEO 거취에 촉각이 쏠리는 이유다.
이들 CEO 가운데 최현만 회장에 대한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최 회장은 지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미래에셋증권을 이끌어왔고, 2012년부터 4년간 미래에셋생명 대표직을 수행했다. 이후 2016년 미래에셋증권 대표로 복귀한 뒤 현재까지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최 회장이 미래에셋증권을 이끌어오면서 미래에셋증권은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자기자본 10조원 등을 달성시켰다.
더욱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어 최 회장의 행보에는 연임에 무게가 쏠린다.
증권사 CEO 임기가 대거 만료되지만 증권가에서는 대부분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는 등 불확실성이 계속돼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어갈 것이란 이유에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시장 상황이 악화일로인 만큼 내년 업황에 대한 불투명성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들은 CEO 교체 카드를 꺼내지 않고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어가기 위해 기존 체제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과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연임 여부가 불투명해 교체설도 나온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에 따른 최종 징계 수위에 따라 이들 운명이 갈릴 수 있어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라임, 옵티머스 펀드 판매와 관련해 이들 사장에 ‘문책경고’ 중징계를 내렸고, 금융위원회는 이들에 대한 징계를 검토 중이라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통상 금융회사 임원 제재의 경우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 경고 △직무정지 △해임 권고 등 5단계로 구성됐다. 문책 경고 이상부터는 3~5년간 금융회사 재취업이 제한된다.
따라서 연내 정영채, 박정림 사장에 대한 징계가 문책 이상으로 확정될 경우, 연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