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국어 능통...배움 열정 ‘감동’
3개국어 능통...배움 열정 ‘감동’
  • 대전/정미자기자
  • 승인 2010.05.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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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 왕언니’ 81세 오복순 할머니 ‘화제’
 “배우는 게 너무 즐거워요” 올해 81세의 오복순 할머니(대전 중구 옥계동)는 ‘멋쟁이 왕언니’로 통한다.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 3개 국어를 구사하고 시간만 나면 폐지등으로 노트에 붙여 작품을 만드는 꼴라쥬 작업을 한다.


오복순 할머니는 매일 아침 8시 30분이면 어김없이 대흥동 테미공원 옆에 위치한 대전노인종합복지관에 등교한다.

효자인 큰 아들이 아침과 저녁에 어머니를 차로 모신다.


오 할머니의 하루 일과는 새벽 4시부터다.

아침에 일어날 때 바로 일어나지 않고 누운 채로 15분 간 운동을 하고 서서히 일어나 샤워 후 교회에 가서 자식들과 손자들을 위해 기도를 드린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노인종합복지관에 가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의 강좌를 교대로 종일 듣는다.


오 할머니의 일어실력은 수준급으로 몇 년 전에 일어반 학생들과 함께 일본 수학여행을 다녀와 기행문을 일어로 쓴 적도 있다.


오 할머니는 1930년 황해도 개성 장단면에서 출생하여 5세 때 전북 군산으로 이사왔다.

대학 재학시절, 지금은 고인이 된 부군과 결혼하여 슬하에 5남매(3남2녀)를 뒀다.


“다리가 아파 춤추고 운동하는 것은 못 하지만, 공부하는 것이 너무 재미 있다”는 오 할머니는 자신이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을 본 어린 손주들이 “우리도 늙으면 노인학교 가자는 소리를 들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저절로 효도교육이 된다는 얘기다.


오 할머니의 꼴라쥬 작품에는 3개 국어로 된 명언들이 아름답게 쓰여져 있었다.

1996년에는 부사동 성광교회 노인학교에서 작품 전시회도 연 바 있고, 2008년 6월에는 본인의 팔순을 기념하여 직접 그림으로 그린 ‘효녀 심청’ 책자 500권을 펴내기도 했다.

         
이철연 대전광역시 노인종합복지관장은 “오 할머니의 열정은 젊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며 “더욱 건강하시어 즐거운 나날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나이는 먹되 늙지는 말자”는 다짐처럼 고령화시대를 맞은 현대에서 오복순 할머니의 황혼은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