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내전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리비아에서 대홍수로 인해 6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해 양립한 두 정부 모두 국제 구호를 위해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영국대표부 타우히드 파샤 대표는 14일(현지시간) 'BBC 라디오4'에 출연해 각각 동부와 서부에 정부를 수립하고 있는 리비아 내 2개의 정부가 모두 국제 원조를 요청했고, 서로 연락을 취하며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샤 리비아 내 2개의 정부는 모두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서쪽의 통합정부(GNA)가 리비아 전체를 대표해 국제원조를 요청했고, 동부 정부와도 서로 연락하며 협력 등을 위해 조율에 나섰다.

파샤 대표는 이어 "앞으로 국제 사회의 과제는 리비아 내 2개 정부의 요청에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인데 지원은 매우 신속하게 확대돼야 하는 상황이고, 이를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리비아에는 유엔이 인정하는 서부 정부(수도 트리폴리 등)  즉, 통합정부(GNA)와 동부를 다스리면서 유전지대를 장악하고 있는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의 리비아국민군(LNA) 등 2개 정부로 나눠져 있다. 

앞서 리비아에서는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이른바 붉은 물결을 일으킨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의 영향으로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면서 무장세력이 난립해왔다. 특히 'GNU'와 'LNA 간의 내전이 장기화되면서 리비아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놓였다. 

양측은 서로 자신들이 적법한 정부라고 자처하며 내전으로 수많은 사상자를 내던 중 지난 2020년 10월 유엔의 중재로 휴전 협정에 서명했다. 이후 12월 총선 및 대선을 시행하기로 합의했으나 여전히 선거는 치러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달 10일 동북부 항구도시로 알려진 '데르나'에서 열대성 폭풍의 영향으로 댐이 붕괴되면서 도시의 20% 이상이 홍수에 잠겼다. 이날까지 파악된 사망자 수만 6000명 이상으로, 실종자는 1만명으로 집계됐다. 데르나 시장은 사망자 수가 최대 2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리비아 내 2개의 정부 중 어느 한 곳도 제대로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구호 노력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신아일보]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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