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커머스' 사업 다각화 글로벌 거점 확보 분주
산업계 ‘융합’이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 기업의 정통 사업 경계는 이미 허물어졌다. 기업들은 협력과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살기 위한 미래 생존법이다. <신아일보>는 2021년부터 진행한 업종별 ‘융합시리즈’ 3탄을 마련, ‘살길은융합’ 연중기획편을 계속 이어간다. 기업별 CEO 경영스타일을 분석, 이에 맞춘 융합 전략과 미래사업을 파악해 보는 시간이다.
이번 시리즈는 게임업종 CEO를 파헤치는 시간이다. <편집자 주>
정우진 NHN 대표가 게임 이미지를 넘어 종합 IT기업의 성공적인 전환을 노린다. 기존 게임에 더해 클라우드, 커머스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 '내실·글로벌' 두 축으로 미래 10년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14일 NHN에 따르면, 정 대표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 신규 브랜드 슬로건 ‘위빙 뉴 플레이(Weaving New Play)’를 공개하고 그룹 비전인 ‘글로벌 톱티어 테크 기업’ 달성을 위한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해당 슬로건은 '우리의 연결로 만드는 새로운 내일'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NHN의 출발은 게임이다. 지난 1998년 설립된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이 전신이다. 2000년 한게임과 네이버컴이 합병됐고 이후 인적 분할을 거치며 지금의 NHN을 사명으로 삼았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IT산업에 진출하며 혁신 DNA 씨앗을 심어 게임사 이미지를 탈피했다.
정 대표는 △게임 △기술 △커머스 △페이먼트 △콘텐츠 등 5대 사업 중심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짜고 새로운 도약을 도모한다.
정 대표는 다시 게임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 국내 NHN과 일본 NHN플레이아트를 필두로 북미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이용자로 타깃층을 본격 확대한다. NHN은 2022년 게임사업 조직을 본사로 결집하고 유저 연령층 확산과 건전한 이용문화 정착 등으로 한게임 브랜드 외연을 확장에 나섰다. 올해 1월과 8월 각각 텍사스홀덤 방식 모바일 포커 게임 ‘더블에이포커’과 트럼프 카드에 섯다 룰을 접목한 신규 웹보드게임 ‘LA섯다’를 연달아 선보이며 웹보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신작들을 출시했다.
더불어 캐주얼게임 전문 역량을 북미 시장으로 넓힌다. 새롭게 도전하는 미드코어 장르의 루트 슈터 신작 ‘다키스트데이즈’는 글로벌 출시를 위한 소프트런칭을 하반기로 앞두고 있다. 다키스트데이즈는 생존을 위한 전투와 탐험이 가득한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루트슈터 게임이다. 글로벌향 신작을 내세워 서구권 소비자를 집중 공략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는 게임사로 재도약한다는 목표다.
기술산업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재편했다. NHN클라우드가 보유한 오픈스택 기반의 풀스택 역량을 바탕으로 공공, 금융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다. NHN클라우드는 2022년 공공부문 클라우드 전환 시장에서 수주 기관 기준 39% 점유율 성과를 달성하고 정부 주도로 AI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터전을 구축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나섰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올 8월 초 ‘구글 클라우드’의 최상위 프리미어 파트너 인증을 획득하며 일본 시장에서 우수 MSP(관리서비스제공기업)로 자리매김한 ‘NHN테코러스’와 협력해 나간다. NHN클라우드는 올해 이후 글로벌 시장을 본격 공략하며 글로벌 CSP(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업자)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커머스는 글로벌 시장 거점 확보에 페이먼트는 내실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정 대표는 커머스 사업 기반을 다져온 중국과 미국에서 성장을 가속화하고 유럽을 비롯한 신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중국 이커머스 유통 판로 분야를 구축한 NHN커머스는 최근 △코스메틱 브랜드 ‘더블유랩’인수 △대만 이커머스 시장 신규 진출 △이탈리아 유력 커머스 기업 ‘아이코닉(Ikonic)’에 대한 투자를 통한 유럽 신규 거점 확보 △중국 국영기업 ‘문창판’과 글로벌 유통 플랫폼 구축 제휴 등 글로벌 유통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에선 NHN글로벌이 북미 패션 분야 1위 B2B(기업간 거래) 마켓플레이스인 ‘패션고’를 운영 중이며 향후 홈굿즈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 B2B 이커머스 전체 1위 플랫폼에 도전한다.
NHN의 페이먼트 사업인 페이코는 지난해 거래액이 전년 대비 30% 증가한 10조원에 육박하며 외형 성장이 지속됐다. 페이코는 카드사 연계와 임직원 기업복지솔루션 등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서비스를 집중 육성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NHN KCP는 △모바일 포스, NFC 단말기 등 신규 사업 확장 △국내 가맹점의 해외 진출 지원 △NHN 페이코와 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한다.
이외 콘텐츠 사업에서 NHN벅스는 플레이리스트 채널 ‘에센셜(essential;)’등 독자 콘텐츠 집중 육성하고 NHN링크는 오프라인 공연 환경을 아우르는 종합 문화 플랫폼 도약 등 신규 사업 기회를 지속 창출하며 미래 성장 기반을 다져 나갈 방침이다.
정 대표는 "게임 회사로 출발한 NHN이 어느덧 매출 2조원 규모의 종합 ICT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 10년은 그동안 진행한 사업다각화의 성과가 글로벌 시장 곳곳에 뿌리내리며 내실이 극대화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NHN 고유의 혁신 DNA를 발판 삼아 10년 뒤 글로벌 무대에서 세계 유수 IT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