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9~11월 전국 입주량 많아…수급 불균형 전망"
전국 아파트 전셋값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역전세난 가능성이 여전한 모습이다. 1년 넘게 지속된 전셋값 내림세가 멈추고 최근 7주 연속 가격이 올랐지만 가을 이사 철 입주 예정 물량이 많아 역전세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진 않은 상황이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4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9%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5월 둘째 주 하락 전환한 이후 1년 넘게 내리다가 올해 7월 넷째 주 이후 7주 연속 오름세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장기 하락세 등으로 역전세난이 예상됐지만 전셋값이 상승 국면으로 돌아서며 역전세난 우려가 줄었다고 봤다. 역전세난은 전세 시세가 직전 전세 계약 당시보다 하락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렵거나 신규 입주 물량 증가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뜻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셋값이 상승 전환하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이 안정되는 듯싶다"며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모두 하락했던 당시엔 역전세 우려가 컸지만 현재로썬 역전세 리스크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임대인들의 전세금 반환 대출이 용이해졌고 일부 지역 전셋값도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과거보다 임대차 시장이 안정세에 진입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을 이사 철 입주 물량이 많아 역전세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9~11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10만5112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 8만8654가구 대비 18.5% 증가할 전망이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가을 입주 물량이 평년 대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역전세 리스크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서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세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매매가격이 바닥을 찍고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가운데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구매하려는 심리가 확산하며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작년 5월 둘째 주부터 1년 넘게 하락하다가 지난 6월 마지막 주 보합세로 돌아섰다. 이후 7월 셋째 주부터 8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 중이다. 매수 심리를 나타내는 '매매수급지수'도 9주 연속 상승세를 보인다.
권일 리서치팀장은 "전세 시장 불안 요소 중 하나가 매매 시장 위축인데 현재는 집값이 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오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전세 수요자가 매매로 전략을 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