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테마주 유행에 '빚투' 단속…"신용거래 중단한다"
증권사, 테마주 유행에 '빚투' 단속…"신용거래 중단한다"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8.2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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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스크 관련 종목도 점검…"테마주 열풍 지양해야"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증권사들이 빚투(빚을 내서 투자)와 관련한 극약처방을 내놨다. 2차전지를 비롯해 초전도체, 맥신 등 테마주 중심으로 과열 양상이 불거지면서, 증거금률 확대는 물론 신용거래융자까지 중단해 빚투를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과열 양상을 보이는 테마주를 대상으로 증거금률을 인상하거나 신용거래융자를 일시 중단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초전도체 테마주 비츠로테크에 대한 신용거래융자를 중단했다. 또 맥신 테마주로 언급되는 아모센스에 대한 신용대출 증거금률도 100%로 올리고 신용거래융자 종목군에서 제외했다.

통상 증권사는 우량주에 30~40% 증거금률을 제공한다. 증권사들이 증거금률을 상향했다는 것은 과도한 빚투를 맞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예컨대 1만원 상당의 주식을 매수할 때 증거금률이 50%라면 5000원만 있어도 주식을 살 수 있다. 100%라면 제값을 주고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우선 NH투자증권은 최근 맥신 테마주인 휴비스와 센코, 2차전지 테마주 LS네트웍스에 대한 신용거래융자를 중단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도 △휴비스 △센코 △태경산업 △경동인베스트 등 종목을 대상으로 신용거래융자 중단 결정을 했다.

아울러 KB증권은 차이나 리스크 확대 우려에 따른 투자자 보호 선제조치를 위해 △중국건설은행 △HSBC △공상은행 등 관련 종목을 주식담보대출 불가 종목으로 선정했다.

이처럼 증권사들 마다 빚투 단속에 나선 것은 신용거래융자가 연일 20조원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20조1883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일정 기간 이자를 받고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통상 주가가 상승하면 원금 대비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주가가 떨어져 증권사가 반대매매에 나서면 투자자 손실로 이어진다.

지난달 말 19조7000억원 수준을 유지했던 신용거래융자는 지난 2일 20조원을 넘어선 뒤 14거래일 연속 이를 유지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거시경제(매크로) 불확실성 확대로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에 대한 기대심은 커지고 있다”며 “개인의 수익률 니즈는 곧 2차전지와 초전도체, 맥신 등 테마주로 쏠려 빚투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테마주는 유행처럼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테마주가 향후 연구 결과와 사업화 등에서 성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도한 테마주 투자 열풍에 편승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