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불리는 증권업계 '종투사' 경쟁 심화…사업 다각화 '방점'
곳간 불리는 증권업계 '종투사' 경쟁 심화…사업 다각화 '방점'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8.2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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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2500억 유상증자…대신증권, 사옥 매각 초강수
(사진=교보증권)
(사진=교보증권)

증권업계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경쟁은 심화할 전망이다.  

교보증권과 대신증권은 종투사 지정 요건인 자본금 3조원 달성을 위해 각각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사옥 매각 초강수를 던졌다.

현재 71개 증권사 중 종투사 지정된 곳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9곳 뿐이다.

종투사에 지정되면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신용공여 한도가 늘어나고, 건전성 규제 완화로 업무 범위가 확장될 수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종투사로 환골탈태하기 위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실제 국내 9개 종투사 자기자본 규모는 2012년 말 22조1000억원에서 2022년 말 54조8000억원으로 148%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총자산은 141조원에서 455조원으로 222% 증가했다.

최근 교보증권과 대신증권은 종투사 전환에 사활을 걸었다.

우선 교보증권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기존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신주인수권 배정) 방식으로 발행가액 5070원의 보통주 4930만9665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2020년 6월 2000억원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교보증권은 순자본비율(NCR)이 늘어나 영업 리스크가 축소된다.

교보증권 NCR는 2분기 기준 717.1%에서 902.4%로 개선된다. NCR는 증권사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이며 NCR가 오르는 것은 영업 리스크가 축소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도 1조6179억원에서 1조8679억원으로 약 15.5% 증가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교보그룹 양손잡이 경영에 부합한 우량·고수익 투자은행(IB) 사업 진출 및 투자와 자산운용 경쟁력 강화, 디지털 금융기반 신사업 진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신성장동력인 토큰증권과 탄소배출권, 디지털자산 사업 등 영업경쟁력 강화로 순이익 창출 극대화와 신용등급 상향까지 가늠할 수 있다. 

다만 상반기 말 기준 교보증권 자본금은 1조6000억원으로 유상증자로 2500억원을 확충해도 1조1000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교보증권이 종투사 인가를 위해서는 이번 유상증자 외에도 자본금 확충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앞으로 종투사 인가 조기 취득을 위한 최대주주 교보생명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안이라 부족한 자금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중장기 로드맵은 따로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달 18일 종투사 신청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 확보를 위해 서울 중구 본사 사옥 ‘대신343’의 매각을 결정했다.

대신증권 상반기 연결 기준 자기자본은 2조8000억원 수준으로 계열사 이익잉여금으로 유보해놨던 자금들도 자본으로 편입하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은 “종투사는 자기자본 규모를 3조원, 4조원, 8조원으로 구분해 일정 자기자본 규모에 도달 시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업무가 가능하다”며 “최근 10년간 국내 종투사는 자기자본과 영업이익 등 회사 규모 확장, 수익성과 기업 신용공여 규모 20배 증가하는 등 양적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