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거시여건에 큰 변동 없으면 추세 이어질 것"
최근 수도권 평균 전셋값이 두 달째 오르며 회복세를 보인다. 연초 금리 불확실성과 전세 사기·깡통전세 이슈로 하반기 역전세난 우려가 나왔지만 관련 이슈가 일부 해소되고 입주 물량이 줄면서 전세 수급 동향과 소비심리 등도 회복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수도권 전세시장은 입주 물량 증가 등 하방 압력에도 거시경제 여건에 큰 변동이 없는 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14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지수는 전주 대비 0.10% 오르며 8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월 넷째 주 하락세로 돌아선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이후 올해 6월 둘째 주까지 73주 연속 내리며 총 21.5% 하락했다. 그러다 6월 셋째 주에는 보합, 넷째 주부터는 상승 전환했다.
시중 전세매물도 활발히 거래되는 모습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1일 13만7687건에 달했던 수도권 전세매물은 이달 22일 7만3536건으로 46.6% 줄었다.
애초 올해 하반기 전세시장을 두고 역전세난 우려가 제기된 바 된다. 매맷값과 전셋값이 정점을 찍고 1년 넘게 하락세를 지속하고 전세 사기·깡통전세 이슈 등으로 전세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그러나 집값이 오르면서 전세 사기·깡통전세 이슈가 일부 사그라들고 기준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입주 물량도 줄자 전셋값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직방 자료를 보면 최근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 6월 2만2549가구를 기점으로 두 달째 감소세다. 7월 입주 물량은 전월 대비 37.3% 감소한 1만4129가구를 기록했고 이달은 이보다 26.1% 적은 1만460가구로 내려앉았다. 다음 달에는 9762가구로 더 쪼그라들 예정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리가 동결되고 전셋값도 바닥을 다졌다는 의견이 형성되면서 여기서 더 떨어지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과거만큼 변동성이 크지 않아 오른 월세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전세로 이동하는 수요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 속에 전세 수급 동향과 소비심리도 회복세다. 부동산원 아파트 수급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셋째 주 63까지 떨어졌던 수도권 전세 수급은 지난주 90.8을 기록하며 지난해 8월 둘째 주 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수급 동향은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의미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7월 주택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에서도 수도권은 전월보다 3.8p 상승한 96.5로 하강 국면에서 벗어나 보합국면에 진입했다. 지난달 지수는 작년 6월(98.2)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하방 압력은 아직 남아있다. 10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전달 대비 두 배가량 많은 1만8094가구가 풀리고 11월 역시 1만7351가구가 입주자를 맞을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 증가가 전세시장에 일시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금리 등 거시경제 여건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규모 물량이 나오면 일시적인 영향은 어쩔 수 없지만 이후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추세를 이어가다가 이후 본격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승현 대표도 "여러 연구를 보면 입주 물량이 늘었다고 해서 전셋값이 막 떨어지는 건 아닌 만큼 역전세 우려는 거의 끝났다고 본다"며 "내년 수도권 전세시장은 갑자기 금리가 크게 오르는 등 거시여건이 큰 변동 없는 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