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경련' 7년만에 복귀한다…SK·현대차·LG도 재가입 급물살
삼성, '전경련' 7년만에 복귀한다…SK·현대차·LG도 재가입 급물살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8.2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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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삼성 이사회 '재가입 여부' 확정…준감위 "정경유착시 탈퇴"
(왼쪽부터)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받은 류진 풍산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사진=각사]
(왼쪽부터)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받은 류진 풍산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사진=각사]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가 초읽기다. 2016년 탈퇴 후 7년 만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 속 협력’이 복귀명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SK, 현대자동차, LG그룹의 재가입 가능성도 높아졌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삼성 5개 계열사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탈바꿈할 전경련의 재가입 여부를 최종 논의한다. 이는 앞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의 한경협 재가입을 조건부 승인한데 따른 것이다.

한경협은 전경련이 새로운 간판으로 낙점한 명칭이다. 전경련은 22일 임시총회를 열고 명칭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변경하고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또 산하 경제연구단체인 ‘한국경제연구소’를 흡수·통합할 예정이다. 이에 한경연 회원사들은 회원명단 이관에 반대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한경협’에 합류하게 된다. 삼성·SK·현대차·LG는 지난 2016~2017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전경련에선 탈퇴를 했지만 한경연 회원직은 유지하고 있다.

준감위는 지난 18일 “(삼성의) 한경협 가입 여부는 제반사정을 신중하게 검토해 관계사의 이사회와 경영진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며 가입을 결정하더라도 ‘정경유착 행위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탈퇴’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준감위가 삼성에게 ‘전경련 재가입’을 권고한 건 아니지만 ‘탈퇴’도 언급하지 않아 전경련 복귀를 조건부로 허용한 셈이다.

삼성은 조건부긴 하지만 준감위의 허락을 받은 만큼 전경련에 재가입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글로벌 각국들이 펼치는 자국 중심 경제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선 대기업들도 목소리를 모을 창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 지원법 등을 마련하며 중국 견제와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반도체, 자동차와 전장부품 기업들이 중국 내 활동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는 삼성의 복귀를 시작으로 SK, 현대자동차, LG 등 나머지 재벌그룹들도 한경협에 합류할 것으로 점친다. 이들 모두 미국에서 촉발된 보호주의 산업 경쟁에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준감위가 ‘전경련의 혁신의지’에 대해 우려를 표한 만큼 삼성의 재가입이 미뤄질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정경유착 근절’에 확신은 없다고 분명히 한 만큼 재가입에 대한 최종 책임은 삼성 경영진의 몫이기 때문이다.

준감위는 “현 시점에서 전경련의 혁신안은 선언 단계”라며 “한경협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단절하고 환골탈태할 수 있을 지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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