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시중은행 직원 평균 보수가 반기 기준 사상 처음 6000만원을 넘어섰다. 상반기 고금리에 따른 은행 이자 수익 증가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이뤄낸 영향이다.
다만 보수 인상률은 예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은행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6150만원으로 전년 동기(5875만원) 대비 4.7%(275만원) 올랐다.
반기 기준 시중은행 직원 평균 보수가 6000만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대 은행 상반기 평균 보수는 2020년 5050만원에서 2021년 5350만원, 지난해 5875만원 등 지속 오름세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상반기 보수 상승률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상반기 4대 은행 직원의 평균 보수 상승률은 9.8%(525만원)로 올해 상반기보다 배 이상(5.1%포인트, p) 높았다.
올해 보수 상승률은 2021년(5.9%, 300만원)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상반기 직원 평균 급여가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으로 6700만원에 달했다. 단 1년 전(6600만원)과 비교하면 100만원 오르는 데 그쳐 인상액은 가장 적었다.
이어 국민은행(5800만원→6200만원, +400만원)과 우리은행(5700만원→6100만원, +400만원) 신한은행(5400만원→5600만원, +200만원) 순으로 상반기 평균 보수가 높았다.
4대 은행 부행장 이하 미등기 임원 상반기 평균 보수는 2억7000만원에 달했다.
세부적으로는 신한은행이 3억2000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하나은행(2억6800만원), 우리은행(2억6700만원), 국민은행(2억2500만원) 순이었다.
상반기 시중은행에서 보수총액 상위 5명은 대부분 퇴직한 직원이 차지했다.
이들은 수억원대의 퇴직금을 바탕으로 임원은 물론 은행장까지 제치며 ‘보수킹’에 올랐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조사역 직위의 5명이 퇴직소득을 포함해 보수총액 8억7300만~9억12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5억8700만원을 받은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신한은행도 퇴직 지점장과 커뮤니티장 등 5명이 8억7400만~9억4300만원을 받아 정상혁 신한은행장(5억3400만원)을 제쳤다.
우리은행은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이 6억8200만원을 받았고, 그 위로 퇴직한 부장대우 5명이 9억1300만~9억6900만원을 수령했다.
하나은행은 관리자 직위의 퇴직자 5명이 퇴직금 포함 총 11억2400만~11억8700만원을 받았다.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임원들의 급여는 보수 공시 기준인 5억원을 넘지 않아 공시 대상에 이름도 올리지 못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직원 보수는 매년 노사 합의로 결정되며 의도적으로 조정되는 부분은 없다”고 부연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