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경영 안정·활력 회복 기대…부영 "경제 활성화 역량 쏟을 것"
취업제한 규정에 묶여 한동안 사회공헌활동에만 충실하던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가 광복절 특사 복권 대상에 포함됐다. 이 창업주가 다시 경영 현장에 나설 수 있게 됨에 따라 부영그룹은 경영 안정감과 활력을 되찾을 전망이다. 부영은 창업주 복권을 계기로 주거 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그룹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15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광복절을 맞아 이날 기업인과 정치인, 소상공인 등 2176명에 대한 특별 사면을 단행했다.
이번 사면에는 국내 최대 임대주택사업 기업인 부영그룹의 이중근 창업주(전 회장)도 포함됐다. 법무부는 이 창업주를 사면 대상 경제인 12명 중 복권(復權) 대상자로 발표했다. 복권은 법률상 일정한 자격이나 권리를 상실한 사람이 이를 다시 찾는다는 의미다.
횡령 등 혐의로 2020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 형을 받아 구속됐던 이 창업주는 2021년 8월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년 취업제한 규정에 따라 직접적인 경영 활동은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복권으로 취업제한에서 벗어나 다시 경영 일선에 설 수 있게 됐다. 현재 부영그룹은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 이희범 회장과 부영주택 건설을 총괄했던 최양환 대표이사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중근 창업주는 그동안 사회공헌활동 위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 창업주가 사비를 들여 고향 주민들에게 개인당 최대 1억원 가까이 기부한 사실은 얼마 전 세간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부영그룹은 지난 6월 공군 하늘사랑 장학재단에 장학기금 100억원을 기부했는데 공군본부에서 열린 기금 기증식에도 이 창업주가 직접 참여했다. 당시 부영그룹은 공군 출신 이 창업주가 군생활 5년 반 동안 매끼 식사 2인분을 제공받은 대가에 밥값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군에 기여하고자 했었다고 밝혔다.
올해 3월에는 이중근 창업주가 캄보디아 프놈펜시로 날아갔다. 부영그룹이 프놈펜시 대중교통 개선 사회공헌 활동으로 버스 200대를 기증했는데 이 창업주가 현지에서 열린 기증식에 직접 참석했다. 부영그룹은 이 창업주가 '비가 오거나 혹서의 날씨에도 보호조치 없이 오토바이로 자식들을 태우고 가는 어머니들을 보면서 안전을 위해 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버스 기증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부영그룹은 프놈펜에서 총 1만5000세대 규모 부영타운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창업주가 취업제한에서 풀림에 따라 부영그룹 경영에는 다소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이중근 창업주가 1941년생 고령인 점을 고려하면 개인적 활동 폭이 급격하게 확대하진 않을 수 있다. 대신 그룹 차원 경영 활동이 조금 더 안정감과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복권 결정 후 부영그룹은 법과 윤리를 준수하고 국민 주거 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그룹의 역량을 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이중근 창업주를 포함한 경제인 사면·복권 이유로 경제위기 극복과 국가경쟁력 제고를 들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14일 사면 대상자를 발표하면서 "무엇보다 경기 침체의 지속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서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심각한 상황인 점을 고려해 경제 살리기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