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권 중심 피해 신고 쇄도…위험지역 주민 대거 대피도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해 수직으로 관통하면서 거센 비바람을 쏟아내 전국적으로 피해가 속출했다.
먼저 카눈으로 인해 이틀째 항공편 운항이 차질을 빚었고, 여객선 운항도 전면 통제됐으며, 육지에서는 KTX와 일반열차가 모두 멈춰 섰다. 특히 제주가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서 제주공항에서는 일부 항공편이 이착륙을 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 공항의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운항 차질이 이어졌다.
또 개학한 학교의 절반에 가까운 유치원, 초·중·고교 1579개교가 학사 운영 일정을 조정했다. 원격수업을 하는 학교가 877개교, 개학 연기를 포함해 휴업한 학교는 475개교, 단축수업 142개교, 등교 시간 조정은 85개교로 집계됐다.
특히 많은 비가 내린 남부지역에서는 침수, 낙석, 고립 등 피해가 컸으며 상습 침수 또는 산사태가 우려되는 곳에 사는 주민 다수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거제에서는 아파트에 벽돌이 떨어져 주차돼 있던 차량 다수가 파손됐으며, 창원에서는 70대 할머니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30분만에 구조되는가 하면 폭우로 인해 맨홀 뚜껑이 시내버스 밑바닥을 뚫고 올라오는 일도 발생했다.
부산에서는 성인 남성 허리 굵기의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는 등 해안도로 침수와 가로수․중앙분리대 파손 등이 발생했고, 울산에서는 동구 방어진순환로에 가로 3m, 세로 4m 크기 바위가 인근 산에서 굴러 내려와 담당 지자체가 안전 조치를 하기도 했다.
다행히 제주와 전남·전북·충남 등 태풍 영향권에 든 지역에서는 작은 피해 신고만 있었을 뿐 큰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태풍이 상륙했을 때 여수에 성인 남성의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어와 정차된 차량이 흔들거리고 건설 현장에서 철근이 엿가락처럼 휘어지는 일도 발생했다.
지리산 등 21개 국립공원의 613개 탐방로와 숲길 전 구간이 통제됐다.
중대본은 이날 안전안내문자에서 국민들에게 되도록 실내에 머물고 하천, 해안가, 계곡, 급경사지에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침수·산사태 위험지역에서는 대피 명령 시 즉시 대피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