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통합·UV LED 도입…친환경·생산성·퀄리티 확보
"국내 점유율 1위 목표…미국·유럽 등 선진국 공략"
"월평균 200대 도장 작업을 했던 자동차 공업사가 현재 300대 넘는 작업이 가능해졌습니다."
노루페인트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자동차 보수 도장 시스템 'UV-Q'의 현장 반응이다. 두 가지 공정을 통합하고 UV(자외선) LED 램프를 이용한 건조 방식으로 작업 효율성이 극대화됐다. 특히 열에 취약한 전기차에 강점이다.
27일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노루페인트 본사에서 하성욱 'UV-Q' 시스템 개발자(자보기술팀 차장)를 만났다. 이번 개발은 지난 2007년 노루페인트에 입사해 자동차 도료 개발 외길만 걸어온 하 차장에게도 풀기 어려운 도전이었다고 한다.
하 차장은 "대부분 제품 개발 기간은 3~6개월 정도 걸리지만 UV-Q는 2년이 훌쩍 넘었다"며 "UV LED 램프를 사용하는 방식이 처음이다 보니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도료를 개발해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시점도 많았다"고 말했다.
보통 도료 개발은 산업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개선된 제품을 내놓는 방식이다. 하지만 UV-Q 시스템은 시장의 변화를 미리 보고 하 차장이 개발을 주도했다. 특히 건축기술, 소재연구, 자동차, 연구기획 분야에서 15팀 총 135명 규모로 구성된 업계 최대 규모인 노루페인트 연구소가 이번 개발을 든든하게 지원했다.
UV-Q 시스템은 2022년 12월 특허청 특허를 취득한 노루페인트의 신제품이다. 전용 도료 'UV-Q 더블액션 Zero VOC'와 자외선 조사기 'UV-Q 듀얼라이트'로 구성됐다. 이 시스템은 하도와 중도 작업에 쓰이는 퍼티와 서페이서를 통합해 크게 5개로 나눠진 자동차 보수 공정 단계(프라이마·퍼티·서페이서·상도베이스·크리어)를 3개로 줄여준다.
이 시스템은 UV 경화 방식을 적용해 생산성과 친환경,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UV-Q는 A4용지 면적 기준 30~60초 후에 연마가 가능하며 기존 30분이 소요된 도막두께 3mm 경화 작업을 1분으로 단축할 수 있어 기존 공정과 비교했을 때 작업량이 약 1.5배 상승한다. 올해 초 5곳의 자동차 공업사가 UV-Q시스템을 시범 적용했다. 도입 이후 기존 200대 도장 작업에서 300대 넘는 작업이 가능해졌다.
UV-Q 시스템에 사용되는 도료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인 스티렌 모노머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친환경 제품이다. 하 차장은 "환경부에서 법규를 통해 도료 내 VOCs함량을 10% 이내로 제한을 해 유독물 사용을 관리하지만 유독물이 없는 도료를 개발하기 위해 UV 경화 방식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작업자들은 UV 경화 방식으로 더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게 됐다. 하 차장은 "과거에는 UV 경화 시 수은램프를 사용해 파장 제어가 안 됐고 인체에 유해한 파장이 같이 방출됐지만 현재 UV LED 램프로 원하는 특정 파장만 방출돼 인체 유해성에 대한 문제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UV LED는 인체 무해한 방식으로 실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기 소독기와 칫솔 살균기 등에 사용된다.
특히 UV 경화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열에 취약한 전기차 도장공정에 유리하다. 하 차장은 "신차는 140℃에서 20분을 경화를 완성을 하지만 보수 시에는 100℃ 이상 올릴 수 없다"며 "시트와 각종 전자기기 등 열에 민감한 장치들을 보존하기 위해 최대 60℃에서 30분 정도 경화하는게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전기차 보수 도장 작업에 UV-Q시스템을 사용하면 열을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노루페인트는 올해 7월 시장에 처음 선보인만큼 노루기술교육원을 통해 UV-Q 시스템 실습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국내 시장서 인지도를 높인 후 선진국 시장도 넘보겠다는 전략이다.
하 차장은 "현장에선 공정 감소와 도료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작업이 편리해졌는데 결과물은 이전 방식과 비교해 훨씬 좋아졌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며 "자동차 보수 공정에 쓰이는 다른 도료도 UV방식으로 개발하겠다"고 자신했다. 이어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인건비가 높은 미국이나 호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