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여파 '빌라 임차 수요 이동' 가능성은 변수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거래 추이가 반대 양상을 보인다. 가격 하락기를 거쳐 바닥 인식이 확산한 상황에 구매 욕구가 강해지며 매매 거래가 늘고 있지만 전세 거래는 감소세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 임대차 수요가 소형·중저가 아파트로 유입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아파트 전세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집계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3630건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작년 말부터 증가세를 보인다. 작년 11월 728건이던 매매 거래 건수는 12월 835건으로 늘었고 올해 1월에는 1413건으로 증가했다. 이후 2월과 3월 각각 2457건과 2983건을 기록했고 4월과 5월에는 각각 3187건과 3422건을 보였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최근 감소세다. 올해 3월 1만6214건에서 4월 1만3428건으로 줄었고 5월에는 1만1980건으로 감소했다. 지난달은 1만56건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1~2년 전보다 아파트값이 많이 내린 상황에 진입 장벽이 낮아졌고 가격을 바닥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하며 임차보다는 매매 수요가 늘고 있다고 봤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별 매매가격지수는 2020년 6월부터 올라 이듬해 12월 104.4로 고점을 찍었다. 이후 2022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 넘게 하락하다가 5월 상승 전환했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MD상품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과거보다 아파트값이 많이 내린 상황이고 바닥 인식이 확산하고 있어 가격이 다시 더 오르기 전에 수요자들이 구매를 하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며 "빌라보다는 낫지만 보증금 반환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는 만큼 전세보다는 매매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불거진 전세 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유입될 수 있다고 봤다. 비아파트와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소형·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이동하며 아파트 전세 거래가 늘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 사기가 아파트보다는 비아파트에서 많이 발생했던 만큼 아파트 전세가 더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다"며 "비아파트 전세 수요가 소형·저가 아파트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대외 불확실성 등이 전세 거래 증감에 영향을 미칠 거란 시각도 있다.
서진형 교수는 "대외적 글로벌 경제 위기와 미국 추가 금리 인상 우려도 아직 큰 상황"이라며 "이 같은 변수가 어느 정도 해소돼야 전세 거래 추이에 대한 변곡점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