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호 KIC 사장 "하반기 경제 안정화 바탕 투자전략 수립"
진승호 KIC 사장 "하반기 경제 안정화 바탕 투자전략 수립"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7.13 1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반기 전통자산 수익률 8.25%…주식 14.39%, 채권 1.87%
연내 대체투자 발굴을 위해 인도 뭄바이 사무소 설립 목표 추진
(사진=박정은 기자)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왼쪽 두번째)이 KIC 창립 18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니다. (사진=박정은 기자)

“올해 하반기엔 글로벌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크지만 가벼운 (경기)침체로 지나가거나 물가가 하락하면서 소비와 투자 등 경제 전반이 안정화될 것이란 생각을 바탕으로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1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KIC 창사 18주년 최고경영자(CEO) 기자간담회에서 “연말로 다가갈수록 기준금리 인상 누적 효과가 뒤늦게 나타나고 있지만 가벼운 침체로 지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KIC는 국가가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 설립한 특별 투자펀드로서 국가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진 사장은 올해 투자환경·상반기 운용성과, 하반기 전망, 앞으로의 계획과 KIC 외연 확대 등을 발표했다.

진 사장은 올해 하반기 글로벌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지만 심각한 침체가 찾아올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이는 가계와 기업 등 경제 주체 펀더멘털이 견고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 사장은 “고금리 환경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경기가 어느 정도 둔화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가벼운 침체로 지나가거나 물가가 하락하면서 소비와 투자 등 경제 전반이 안정화될 것이란 바탕으로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안정되고 경기는 둔화하면서 시장금리는 점차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연착륙 가능성을 높게 보는 만큼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 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 또한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진 사장은 연말로 갈수록 기준금리 인상 누적 효과가 뒤늦게 나타나면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상존해 지속해서 실물 경제 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실제 KIC는 올해 상반기 전통 자산 수익률 8.25%를 기록했다. 개별 자산군별로 보면, 올해 6월까지 주식과 채권에서는 14.39%, 1.87% 수익률을 달성했다.

진 사장은 “주식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과 함께 긴축 우려가 완화됐고 미국을 중심으로 양호한 실물경제가 유지되며 경기침체 우려도 줄어 주가가 상승했다”며 “채권은 미국 달러화의 상대적 약세와 시장 금리의 완만한 하락이 채권 수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 사장은 KIC 장기 투자성과 개선 위해 추진할 주요 과제도 발표했다.

진 사장은 자산 배분 역량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진 사장은 “글로벌 투자기관의 수익률은 많은 부분 장기 자산 배분에 의해 그 성패가 결정된다”며 “거시경제 분석 전문가 등 관련 역량을 갖춘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 전략적자산배분 분석 모델을 정교화하고 장기 자산 배분 효과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식 투자성과의 변동성도 적극 관리할 방침이다.

진 사장은 “모든 펀드를 합쳐 놓은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특정 종목이나 스타일, 섹터 등 쏠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한계 또한 존재했다”며 “이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 헷지를 실시해 변동성을 제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대체 자산의 점진적 비중 확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대체자산은 헤지펀드, 사모주식(채권), 부동산인프라 등을 말한다.

최근 5년간 KIC 대체투자 수익률은 전체 9.68%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헤지펀드 4.78%, 사모주식 14.65%, 부동산인프라 7.58%다.

진 사장은 “취임 당시 대체투자 부문이 전체 포트폴리오 16% 수준이었지만 작년에는 23%까지 비중을 높였다”며 “이에 지난해 전통 투자 수익률이 떨어졌는데 대체투자 수익률이 올라 도움이 돼 오는 2025년까지 25%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우수 인력 확보와 훈련에 총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진 사장은 “KIC 1인당 운용 규모는 약 5억7000만달러이며 이는 1인당 2억6000만달러를 운용하는 캐나다 CPPIB, 3억8000만달러를 운용하는 싱가포르 GIC 등 주요 글로벌 투자자와 비교하면 훨씬 큰 규모”라며 “투자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인력 충원과 훈련을 통해 안정적인 국부 운용에 차질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진 사장은 KIC 외연 확대에 관해 설명했다.

KIC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지정학적 환경과 공급망의 재편 등 글로벌 투자환경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또 신규 투자 거점 확보의 일환으로 올해 말까지 인도 뭄바이 사무소 설립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진 사장은 “미·중 관계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금융)공급망이 변화하고 있는데 그 중 인도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뭄바이 사무소 설립을 통해 인도 현지에서 벤처와 인프라 등 우수한 대체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한국 투자의 영토를 넓히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IC는 국내 기업이 첨단 기술 확보 등을 위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나설 때 공동 투자자로 참여해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진 사장은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국가 차원에서 중요한 전략 산업 등을 중심으로 공동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