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김교현‧최수연, 분야별 협력 대표자로 일본과 '맞손'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뭉쳤다. 이들은 제3국 공동진출, 기후변화 대응, AI(인공지능)‧첨단반도체 등에서 한일간 산업협력을 집중적으로 풀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와 공동으로 6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한일 산업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금융분야 △글로벌 공통과제 대응 △첨단산업 등이 논의됐다. 한국 측에서는 신한금융그룹 진옥동 회장, 롯데케미칼 김교현 부회장, 네이버 최수연 대표가 각 분야별로 대표자로 나섰다. 또한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과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한일경제협회 회장)이 경제계 전체를 대표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스미토모화학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특별고문, 히가시하라 토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엔도 노부히로 일본전기(NEC) 특별고문, 구보타 마사카즈 경단련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양국 정부를 대표해서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마쓰오 다케히코 경제산업성 통상정책국장이 함께했다.
최근 한일 간 통화스와프 협정이 재개된 금융분야 논의에서 양국 경제계는 디지털금융에서 강점을 가진 한국과 엔화를 기반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영향력이 큰 일본의 협력이 유망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또한 지속가능발전이 중시되는 만큼 탄소중립 등 글로벌 공통의 과제에 대해서도 양국이 미래에너지 기술협력으로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에너지 안보 분야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특히 양국 경제계는 이미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산업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양국이 AI, 양자기술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도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련과 경단련 회장은 한일관계의 발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은 "경제만큼은 한일관계가 멈춰선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외환위기 이후 한일이 함께 아시아 역내 금융안정을 위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창설에 앞장섰던 사례를 들며 "산업발전의 역사 속에서 한국과 일본은 선의의 경쟁자이자 위기를 기회로 만들 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협력과 발전의 파트너였다"고 전했다.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은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7월4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재계회의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뵙는 자리에서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며 "이후 양국 관계가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경제계에서도 이러한 모멘텀을 놓치지 않고 심화해가고자 하며 오늘 포럼이 그 첫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기업인들은 한일 산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 회장은 "양국 정상의 셔틀외교 재개로 순풍이 불며 상호신뢰의 기반이 다져진 가운데 앞으로 경제분야에서의 가시적 성과가 양국 우호를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일 경제관계의 상호보완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협력으로서 제3국 공동진출 분야 발굴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김교현 부회장은 양국이 직면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요구했다. 김 부회장은 탄소중립, 저출산·고령화,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 양국이 공통으로 당면한 과제에 대해 "일본 기업이 그동안 보여준 위기 극복의 지혜를 배우고 열린 마음으로 일본의 좋은 기술과 투자를 받아들이고 함께 협업해 이 위기를 헤쳐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