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 하루 기준치 70%…11번가 2세트 구매 시 무료배송
‘내돈내산’은 ‘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이란 뜻의 신조어다. 유통 기자들이 내돈내산으로 식료품·콘텐츠·서비스 등 1만원대 안팎의 제품을 직접 구매하고 경험한 내용을 가감 없이 풀어본다. 장·단점은 물론 경우에 따라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짚어본다. 다만 기자 취향에 따라 일부 주관적인 시각이 뒤따른다.
교촌에프앤비가 교촌치킨 ‘레드·블랙시크릿’에서 착안한 ‘교촌 시크릿 볶음면’ 2종을 선보였다. 형태는 용기면(컵라면)이다. MZ세대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편하게 교촌치킨의 인기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고민한 끝에 개발·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촌은 교촌치킨의 시그니처 메뉴의 비법소스로 ‘맵단짠(맵고 달고 짠)’ 매력을 강조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교촌에 따르면, 우선 ‘교촌 레드시크릿 볶음면’은 국내산 청양 홍고추가 들어간 레드소스가 활용됐다. ‘교촌 블랙시크릿 볶음면’은 오향(진피·계피·회향·정향·산초) 재료를 조합한 블랙시크릿 소스가 사용됐다.
이 제품은 지난달 26일부터 11번가에서 판매 중이다. 2종을 묶은 ‘콤보 세트’로 판매되며 가격은 개당 2300원이다. 총 2세트를 주문하면 무료배송된다.
출시 다음날인 27일 2세트를 구매했다. 배송은 이틀 후인 29일에 완료됐다. 포장박스가 캐주얼 간편식 기업 허닭의 것이어서 가족이 구입한 제품이 배송된 줄 알았는데 ‘교촌 시크릿 볶음면’이었다. 이에 제조사가 궁금해져 확인해보니 하림산업이었다.
주말이었던 지난 2일 ‘교촌 시크릿 볶음면’ 2종을 맛봤다. 용기에 표기된대로 400밀리리터(㎖)의 물을 넣고 5분간 기다렸다가 버리고 동봉된 스프를 넣어 비볐다. 두 제품 모두 소스가 충분해 면에 고루 양념이 뱄다. ‘교촌 레드시크릿 볶음면’은 액상스프와 김참깨 후레이크가, ‘교촌 블랙시크릿 볶음면’은 액상스프가 각각 들어 있었다.
‘교촌 레드시크릿 볶음면’은 한마디로 캡사이신의 강렬한 매운맛이었다. 아주 은은하게 단맛이 나는 듯했지만 입술이 얼얼해지고 땀도 나게 하는 매운맛이 너무 강했다. 삼양식품의 ‘붉닭볶음면’보다는 덜 매웠지만 매운맛을 줄여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다행히 이후 속은 쓰리지 않았다.
‘교촌 블랙시크릿 볶음면’은 중국이나 동남아의 향신료가 들어간 간장 소스의 맛이 느껴졌다. 가족 중에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동생은 매운맛도 있다고 했는데 기자는 매운맛보다 달고 짠맛만 났다. 소스가 많이 남아 밥을 비벼먹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기자는 평소에도 다양한 향신료를 즐겨 먹는 편이어서 너무 달고 짜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 스프가 입맛에 맞았다.
두 제품을 다 먹은 후 영양정보를 봤는데 맵고 달고 짠 이유가 확실해졌다. 우선 당류는 ‘교촌 레드시크릿 볶음면’과 ‘교촌 블랙시크릿 볶음면’에 각각 12그램(g)과 17g 들어 있었다. 1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12퍼센트(%), 17%다. 나트륨 함량은 각각 1380밀리그램(㎎)과 1490㎎에 달했다. 1일 기준치의 각각 69%, 75%에 해당하는 수치다. 총 내용량이 ‘교촌 레드시크릿 볶음면’ 126g, ‘교촌 블랙시크릿 볶음면’ 130g인 걸 감안하면 한 끼를 200g으로 봤을 때 1일 기준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물론 나트륨 문제는 비단 두 제품만의 얘기가 아니다. 대다수의 용기면이 1개당 1일 기준치 60% 이상의 나트륨을 함유하고 있다.
치킨이 먹고 싶은데 주머니 사정이 마침 녹록치 않을 때, 라면과 치킨이 동시에 먹고 싶을 때 간혹 생각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