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츰 평년 모습 찾아갈 전망…속도는 대외 여건에 달려
5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량이 1년 8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애초 급매물 소진 이후 매매량이 당분간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기준금리가 세 차례 동결되고 신축 아파트 매매와 청약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실수요자들의 매수 심리도 올라가는 모습이다.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차츰 평년 모습을 찾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금리와 거시경제 등 대외 여건은 계속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708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월 1만1555건 대비 47.9% 늘어난 수준으로 2019년 9월(2만1055건) 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많다. 이 기간 최소 매매량을 기록한 작년 10월(5114건)과 비교하면 3.3배가량 늘었다.
지역별로 서울과 인천, 경기 모두 전월 대비 증가세를 보이며 2021년 말 수준을 회복했다. 5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711건으로 1년 전보다 56.5% 증가했고 같은 기간 인천도 53% 늘어난 2707건으로 집계됐다. 경기 역시 1만670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43.9% 증가했다.
올해 1월 6332건을 기록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량은 1·3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 이후 빠르게 회복하며 3월 1만5815건으로 급증했다. 이후 급매물 소진에 따른 매도자와 매수자 간 희망 가격차 발생 등 눈치싸움이 심화하고 역대급으로 내린 공동주택 공시가격 여파로 보유세 회피 목적 매도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앞으로 매매량 증가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수도권 아파트 매매량은 4월 1만4507건으로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5월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회복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최근 소비심리와 매매가격도 회복세를 지속 중이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하는 수도권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도 작년 12월부터 반년간 상승세를 지속하며 올해 5월에는 115.1로 뛰며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주(6월26일 기준)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서도 수도권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4% 오르며 4주째 상승했다. KB부동산 자료에서는 수도권 아파트값이 낙폭을 줄이며 작년 8월 둘째 주 이후 가장 낮은 하락 폭(-0.06%)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세 차례 동결되면서 주택시장에서 금리 이슈가 예전만큼 강하게 작용하지 못하고 수도권 신축 아파트 매매·청약 시장이 회복세를 띠면서 실수요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거래량이 너무 적었던 시기에 대한 기저효과로 현재 거래량도 평년 수준에 비하면 아직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긴 힘든 것 같다"며 "아직 더 상승 동력이 있을지 지켜봐야 하는 시장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현재 흐름을 이어가며 차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금리와 거시경제 등 대외 경제 여건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3분기에는 현재 흐름이 이어지고 4분기 정도 되면 평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며 "역전세 리스크가 3분기 상당 부분 정리되면 실수요자 외 전세를 활용한 투자자들도 일정 부분 움직일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수민 위원도 "역전세 이슈 등 전세가 포인트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전셋값 상승 속도도 빨라 수도권 지역은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그렇지만 금리와 거시경제 상황 등 대외환경이 그렇게까지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라 강보합 정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