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도 기술이 '속도'와 '친환경' 두 마리 토끼를 좇는다. 기존 지하철보다 빠르게 수도권 시민의 일상을 함께 할 GTX와 KTX·SRT 차량의 최고 속도를 넘어서는 차세대 고속철도 차량이 상용화를 기다린다. 서울과 부산 간 거리를 20분 이내에 주파할 수 있는 미래 초고속 운송 시스템 하이퍼튜브는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정부의 탄소중립 전략에 발맞춘 수소전기트램과 미세먼지·탄소 배출 제로 차량은 친환경 철도 시대를 열어갈 주인공이다.

'2023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이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지난 14일 개막해 17일까지 열린다.

국제철도기술산업전은 세계 4대 철도전시회 중 하나로 올해로 11회를 맞았다. 행사 첫날 전시장에서는 국내에 도입 예정인 미래 철도 차량을 실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내년 일부 개통 예정인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 노선을 달릴 차량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GTX-A는 지하철보다 두 배가량 빠른 최고 시속 180km로 운행된다. 차량에는 '전기식 플러그인 슬라이딩' 출입문이 적용되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편성제어 컴퓨터와 차량제어 컴퓨터 등을 활용한 '열차종합제어장치'가 도입된다.

차세대 고속열차로 활용될 EMU-320도 관람객을 맞았다. 이 열차의 최고 시속은 기존 SRT와 KTX보다 빠른 320km다. 동력 장치를 차량마다 설치한 '동력 분산식' 기술을 통해 가·감속 성능과 급정차 시 안전성을 높인 점도 특징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에스알)은 EMU-320 투입을 준비 중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 부스에서는 미래 초고속 운반시스템 '하이퍼튜브(HTX)'도 미리 볼 수 있었다. 하이퍼튜브는 0.001 기압 아진공 튜브 안을 시속 1000km로 주행하는 신개념 교통수단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20분 이내에 주파할 수 있다. 철도연은 빠른 속도에 대응하기 위한 주행 안정화 장치와 초전도 추진, 자기부상 기술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전략에 맞춘 철도업계의 노력도 엿볼 수 있었다. 현대로템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수소전기트램 실증 국가연구사업'으로 개발 중인 수소전기트램을 전시했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으로 동력을 얻는 이 차량은 울산 태화강역-울산역 구간에서 실증 운행 예정이다.

친환경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수소 철도 차량도 현장에 투입될 준비가 한창이다. 철도연은 이 차량에 대해 전력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아 도시 녹지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관련 핵심 기술 개발에 착수했고 작년 시운전 시험을 마친 상태다.

이 밖에도 이번 산업전에서는 드론 활용 관제 시스템과 4차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한 자동검사장치, 철도 적합 태양광 패널, 3차원으로 구성한 선진 철도공법 시뮬레이션 등 철도 관련 신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신아일보] 서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