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숙제
[기자수첩]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숙제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3.06.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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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의 통합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이달 8일 모습을 드러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간 그룹의 비전으로 제시해온 ‘신세계 유니버스’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신세계 유니버스는 한마디로 신세계의 서비스와 상품, 공간 안에서 고객이 먹고 사고 보고 자고 즐기는 모든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멤버십을 통해 그룹의 최대 강점인 오프라인 인프라와 디지털 역량을 합쳐 유일무이의 온·오프라인 완성형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이 같은 포부를 멤버십 출시 전부터 지속 밝혀 왔다. 공식 론칭 약 한 달 전에 멤버십 이름을 알리는가 하면 이를 기념한 페스티벌도 기획했다.

특히 멤버십 론칭 당일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으로 누구나 VIP가 돼 연 200만원 이상의 보너스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 겸 SSG닷컴 공동대표는 이와 관련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멤버십 중 가장 강력한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멤버십은 이마트·신세계백화점·스타벅스·SSG닷컴·G마켓·신세계면세점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 중 고객들이 주로 또 자주 이용하는 6개 계열사의 혜택으로 우선 꾸려졌다. 이후 다른 계열사와 외부 파트너사로 범위를 넓힌다는 게 신세계그룹의 설명이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막상 뚜껑을 열고나니 생각보다 혜택이 많다는 느낌은 없었다. 비단 기자뿐만 아니었다. G마켓의 ‘스마일클럽’을 포함해 기존에 유료 멤버십을 이용 중이라는 지인들도 같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연회비를 리워드해주는 것은 스마일클럽과 같았다. 되레 리워드 규모가 기존 3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줄었다. 5% 할인쿠폰도 대부분의 계열사에서 주기적으로 제공해주는 것과 비교했을 때 더 강력해졌다고 보기 어려웠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론칭한 지 한 달은커녕 일주일도 되지 않았고 앞으로 다양한 협력으로 혜택을 늘리겠다고 밝혀 확장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미 상당수의 사람들이 쿠팡의 와우 멤버십이나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를 이용하고 있어 이들을 유인할 수 있는 매력이 적다. 배송이나 적립 면에서 두 회사를 넘어서기에는 부족함이 큰 듯하다. 더욱이 고물가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짠물소비가 트렌드가 된 상황에서 ‘굳이 3만원을 내고 멤버십에 가입할까’라는 의문마저 든다.

유통대기업인 신세계그룹이 야심차게 내놓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인 만큼 얼마나 빠르게 아쉬운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또 그룹 외부로 영역을 넓혀 멤버십 회원 유치를 얼마만큼 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가져야할 대목이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