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28일은 ‘세계 월경의 날’로 2013년 독일의 비영리단체 워시 유나이티드(WASH United)가 월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정한 기념일이다. 숫자 5와 28은 여성의 월경이 평균 ‘5일’간 지속되고 ‘28일’ 간격으로 돌아온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월경은 마법, 매직, 마술로 표현되는 여성의 생리현상인데 아직까지도 월경을 월경이라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여성 신체에 대한 이해와 자기 긍정을 위해서 월경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정상 월경의 주기는 21~35일, 기간은 2~6일(평균 4.7일), 월경의 양은 하루 20~60밀리리터(㎖/평균 35㎖)다. 여성 본인의 신체 상황에 따라 한 달에 한 번 월경을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2차 성징 발현 없이 13세까지 초경이 없는 경우나 2차 성징 발현은 있으나 15세까지 초경이 없는 경우는 ‘원발성 무월경’으로 정의된다. 만약 월경을 하던 여성이 3번 이상 정상 월경주기를 건너뛰고 월경이 없거나 월경을 하던 여성이 6개월 이상 월경이 없다면 ‘속발성 무월경’으로 산부인과를 찾아야 한다.
월경의 양이 많아지거나 적어져도 문제가 있다. 월경의 양은 생리대를 몇 시간마다 교환하는지(정상은 3시간 이상), 한 주기에 생리대를 몇 개 사용하는지(정상은 21개 이하), 밤에 생리대를 교환하는지(보통은 드물게 교환), 빈혈이 있는지(보통은 빈혈이 발생하지 않음) 등을 확인해야 한다. 하루에 사용하는 초경 후와 폐경 전에는 무배란이나 불규칙적인 주기로 월경의 양이 변동된다.
가임기 여성인데 갑자기 월경의 양이 많아진다면 자궁내막용종, 자궁샘근증, 자궁평활근종, 자궁내막증식증 등의 자궁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반대로 월경의 양이 갑자기 줄어든다면 나이에 따른 신체적인 변화 또는 진통제, 스테로이드 등 약물 복용에 따른 영향, 폐경 등의 가능성을 확인해봐야 한다.
이런 가운데 욱신거리는 고통에 남모를 고충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일명 생리통이라고 불리는 월경통은 월경 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하복부 통증이다. 국내 보고에 따르면, 월경 여성의 약 80%가 월경통을 경험한다.
월경통은 발생 원인에 따라 일차 월경통과 이차 월경통으로 구분한다. 일차 월경통은 부인과 이상이 동반되지 않은 주기적 통증으로 문제가 없는 월경통이다. 이차 월경통은 부인과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월경통이다. 20세 이후에 발생한 월경통 또는 최근에 심해지는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월경이 시작되기 전부터 통증이 시작돼 월경이 끝난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월경과다와 동반해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라면 부인과 질환을 동반하는 이차 월경통 가능성이 있어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하다.
이차 월경통만 문제가 아니다. 자궁과 난소에 문제가 없는 여성에서도 월경기간에 자궁내막에서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이 과도하게 증가돼 자궁근육의 주기적 수축과 허혈성 통증을 일으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월경통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는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NSAIDs)로 생리 기간 중 2~3일 정도 복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 복용으로도 통증이 완화되지 않는 환자는 복합경구피임약 또는 자궁내 장치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외에 온열 찜질, 식이요법, 비타민, 한약, 허브, 운동 행동치료 등과 같은 다양한 치료법이 제안되고 있다.
/박소연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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