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만 환경·에너지 신사업 비중 확대하며 영업이익↑
비상장 대형 건설사들이 원가율에 발목 잡히며 아쉬운 1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그간 쌓아둔 수주 물량으로 매출 증가 사이클에 올라섰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원가 부담 확대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다.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비중을 계속 키워 온 SK에코플랜트만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늘리는 데 성공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시공능력평가(이하 시평) 10위권 대형건설사 중 비상장사 4곳이 최근 분기 보고서를 통해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시평 9위인 SK에코플랜트는 유일하게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작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증가한 1조475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3.9% 늘어난 480억원으로 나타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매출액은 SK오션플랜트와 싱가포르 테스 등 자회사 실적 반영이 영향을 미쳤다"며 "영업이익의 경우 원자잿값 상승과 건설경기 둔화에도 신사업으로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는 건축·주택과 플랜트, 인프라 부문을 포함한 솔루션 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지만 새 먹거리인 환경, 에너지 등 신사업 매출 비중이 2021년 13.9%, 2022년 27.1%에 이어 올해 1분기 36.7%까지 늘어나며 실적 하락분을 메꿨다.
나머지 비상장 대형사들은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공사 원가 상승에 발목 잡히며 상대적으로 저조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시평 4위 포스코이앤씨는 1분기 매출액이 2조363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3.2% 감소한 551억원에 그쳤다. 원자잿값 상승 등 대외적 요인으로 매출원가율이 1년 전 89.8%에서 94.4%로 뛰었다.
시평 7위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매출액이 2조4950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급증했지만 영업이익은 21.1% 줄어든 455억원에 불과했다. 해외 대형 현장 공정이 본격화하면서 매출이 뛰었지만 세계적 인플레이션 심화로 원자잿값과 외주비가 올라 매출원가율이 1년 전 91.7%에서 94.9%로 상승했다.
시평 8위 롯데건설은 1년 전과 비교해 18.9% 많은 1조4213억원 매출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이 86.9%에서 90.9%로 상승하며 영업이익은 24.4% 줄어든 443억원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대형 건설사들이 그간 쌓아둔 수주 물량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사이클에 진입했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높은 원자잿값 등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내년까지는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연구위원은 "대부분 대형사가 현재 매출 구조 안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큰 만큼 내년까지는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고 높은 건자잿값 등이 시장이 소화할 만한 수준으로 떨어져야 하는데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