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분할 가결, 3개사 나눠 전문경영진 진용 구축
“지금까지 하던 대로 장세욱 부회장이 주도적으로 회사를 잘 이끌 수 있게 보조 역할을 할 겁니다. 경험과 지혜를 쏟아 붓겠습니다. 잘 지켜봐주시고 응원 부탁드립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12일 서울 중구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그룹 지주사 동국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 8년 만의 경영 복귀를 확정지었다.
동국제강은 앞으로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의 ‘형제경영’ 체제로 그룹이 운영될 전망이다. 장 회장은 존속법인 동국홀딩스의 사내이사로서 장 부회장과 함께 그룹 미래성장 전략을 구상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장 회장 등기 임원 선임은 변화를 앞둔 동국제강그룹 회장으로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지난 2015년 수백억원대 횡령과 해외 원정도박 등 혐의로 구속기소되며 대표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2018년 가석방 이후 형 집행 종료 이후에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 간 취업제한이 적용됐다. 장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장 부회장이 줄곧 그룹을 이끌었다. 지난해 광복절 특별 사면 조치 이후 취업제한 규정이 풀리며 장 회장은 경영 일선에 전면 등장하게 됐다.
다만 동국제강그룹은 기존 장세욱 부회장 중심 경영 체제를 유지한다. 장 회장은 “시대가 많이 변했다. 장 부회장이 회사를 잘 이끌 수 있도록 보조하겠다”며 조력자 역할을 시사했다. 장 회장은 수감 중에도 회사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해 장 부회장과 면밀히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 회장은 기존 철강사업과 더불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장 회장은 “중국과 미국의 무역정책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소재와 부품을 비롯해 철강관련 특수업을 연구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산업 변화에 따른 특수소재를 비롯해 다방면으로 경쟁력을 키워갈 것”이라며 “자동차산업이 꽃필 때 우리 동국제강그룹도 함께 동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회장과 장 부회장은 지주사 동국홀딩스를 중심으로 그룹 신성장 동력을 적극 육성한다. 철강과 소부장 시너지 사업을 발굴, IT와 물류 등 그룹 연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산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설립으로 미래 신수종사업 확보에도 주력한다.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장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과 함께 회사의 인적분할 건이 의결됐다. 이번 인적 분할 가결로 동국제강은 ‘동국홀딩스(16.7%)’와 분할 신설회사 열연사업부 ‘동국제강(52.0%)’, 냉연사업부 ‘동국씨엠(31.3%)’ 등 3개 회사로 나뉜다. 각사 최고 경영진 진용도 갖췄다. 열연사업회사 동국제강은 최삼영 부사장이, 냉연사업회사 동국씨엠은 박상훈 전무가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끈다. 사업 회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