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급락에 '빚투' 막는 증권사
코스피·코스닥 급락에 '빚투' 막는 증권사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4.2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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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락·2차전지 종목 신용대출 제외…"변동성 확대 경계"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증권사들은 최근 증시에서 일부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제외하거나 증거금율을 상향하는 등 ‘빚투(빚을 내서 투자하는)’ 조절에 나섰다.

최근 폭락 사태는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의 반대매매와 과도한 빚투로 신용융자 잔고율, 공여율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근 하한가를 기록한 선광과 하림지주, 셋방, 삼천리, 다올투자증권 등 8개 종목을 신용융자와 담보대출 가능 종목에서 제외했다. 또 위탁증거금률도 100%로 상향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다올투자증권과 서울가스, 선광 등에 소수 계좌의 거래가 집중됐다는 이유로 이들 종목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삼성증권은 최근 주가가 폭등한 2차전지 관련 기업인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DX, 포스코스틸리온 등을 신용대출 불가 종목에 포함하고 증거금률을 100%로 조정했다.

KB증권 역시 최근 하한가와 이차전지 관련 종목에 대한 빚투 조치에 더해 주식과 펀드, ELS(중가연계증권) 등 증권 담보대출을 중단하고 신용융자 매매 한도를 5억원으로 축소했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크게 오른 영향에 기인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4320억원으로 지난해 말(16조5000억원)보다 23.8%(3조9320억원) 불었다. 특히 이 가운데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5600억원으로 전체 잔고의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증시에서 신용잔고율이 10% 이상인 종목은 21개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33.3% 급증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도 칼을 빼 들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논란이 되는 빚투와 CFD 반대매매 등과 관련해 증권사 사장단을 소집해 리스크 관리를 당부하기로 했다.

또 사업과 실적과 관련 없이 2차전지를 신규 사업에 추가하며 주가를 띄우는 종목들에 대해 불공정거래 혐의 여부를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6일 임원 회의에서도 “2차전지 등 미래성장 신사업 테마주 투자 열풍으로 신용거래가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이 이상 과열되고 있다”며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사태의 원인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증권사들이 신용거래 관련 조치 강화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투자자들에 빚투 비중이 높은 종목에 대한 변동성 확대를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상 과열 현상의 영향으로 코스닥 시장의 빚투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 조치 등 강화는 이어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빚투 비중이 높은 종목들에 대한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며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