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세 사기 피해자에게 거주 중인 주택 경·공매 시 우선매수권을 주고 매수 비용을 전액 대출해 준다. 거주 중인 주택을 낙찰받은 피해자에게는 취득세와 등록면허세를 면제하고 재산세도 3년간 감면한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는 피해자는 LH에 우선매수권을 양도하고 공공임대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한다. 

정부는 27일 관계 부처 합동으로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2년 한시 특별법을 통해 전세 사기 피해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경·공매에서 낙찰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현행 경매신청자만 할 수 있는 경매 유예·정지는 피해 임차인도 신청할 수 있게 한다. 정부의 경·공매 유예 요청에 대한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피해 임차인이 거주 중인 주택이 경·공매로 넘어가면 피해 임차인에게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현재는 임차 주택에 대한 경매 시 피해 임차인은 다른 채권자 등과 마찬가지로 최고가 입찰해야 해당 주택을 낙찰받을 수 있었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피해 임차인은 최고가 낙찰액과 같은 가격으로 해당 주택을 낙찰받을 수 있다. 또 임차인이 희망하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우선매수권을 양도할 수 있도록 했다.

LH는 양도받은 우선매수권으로 해당 주택을 매입해 피해 임차인에게 공공임대로 제공한다. 소득과 자산요건 등에 관계없이 피해 임차인에게 입주 자격을 주고 주변 시세 대비 30~50% 임대료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전세보증금에 대한 직접적 지원이나 보전은 없다. 

우선매수권을 통한 공공임대 공급은 올해 LH 매입임대 사업 예산 6조1000억원을 투입해 총 3만5000호 규모로 한다. 신청 수요 등에 따라 필요시 예산과 공급물량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낙찰가격 및 주택 상태 등에 따라 LH가 해당 임차 주택을 매입하지 못하면 인근 지역 유사 공공임대주택에 우선 입주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피해 임차인이 거주 중인 주택 임대인의 세금 체납액이 많을 경우 사실상 경매 신청이 불가능하거나 경매를 하더라도 배당 손실이 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임대인의 전체 세금 체납액을 개별주택별로 안분하고 경매 시 조세 당국은 해당 주택 세금 체납액만 분리 환수한다. 

전세 사기 피해자가 거주 주택을 경락(경매에서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해당 물건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일)받거나 신규주택 구입할 경우에는 금융 지원을 강화한 정책모기지를 제공한다.

디딤돌대출 시 최우대요건인 신혼부부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소득 7000만원 이하의 경우 최대 4억원까지 연 1.85~2.7% 이자율로 빌릴 수 있고 3년간 거치할 수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 관계없이 연 이자율을 40bp(1bp=0.01%p) 우대하고 원금의 30%까지 만기 일시 상환할 수 있도록 한다.

민간 금융사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도 1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경락받은 피해 임차인은 LTV를 낙찰가의 100%까지 적용하고 일반 주담대도 비규제 지역의 경우 80%까지 확대한다. 대출 한도액은 4억원이며 DSR과 DTI는 적용 배제한다.

경·공매 이후 전세대출 잔여 채무에 대한 분할 상환 지원프로그램 혜택도 확대해 최장 분할 상환 기간을 20년으로 늘리고 무이자 원금 분할 상환 및 상환 기간 중 최대 2년 상환유예를 허용한다. 연체정보 등 신용도 판단정보 등록도 유예한다.

세제 지원도 이뤄진다. 기존에 임차했던 주택을 낙찰받을 경우 200만원 한도 내에서 취득세를 면제하고 등록면허세도 면제한다. 또 전용면적 60㎡ 이하는 50%, 초과는 25%씩 3년간 재산세를 감면한다. 최대 1년간 지방세 납부 기한 연장 및 징수·고지·체납처분 등도 유예한다.

거주 중인 주택 경·공매가 특별법 시행 직전 2년 내 마무리된 피해 임차인도 특별법상 전세 사기 피해자로 인정해 △공공임대 우선 입주 기회 △다른 주택 구입 시 금융지원 △긴급복지·신용대출 지원 등 경·공매 특례 외 지원을 한다.

[신아일보]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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