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매유통업체들의 올 2분기 경기전망치가 1년 만에 반등했다. 마스크 의무해제 등으로 소비심리 회복을 기대한 영향이다. 다만 고금리 영향으로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분기(64) 대비 상승한 73으로 집계됐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RBSI가 전분기 대비 증가한 건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 만이다.

대한상의는 “4년만의 마스크 의무해제와 온화한 날씨로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일부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며 “다만 고금리에 부채상환이 늘고 대출은 어려워 소비여력이 크지 않은 데다 먹거리 등 생활물가 수준이 높아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고 분석했다. 

백화점은 ‘94’를 기록하며 업태 중 가장 높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소비심리 위축, 해외여행 재개 등의 영향으로 그간 백화점 성장을 견인했던 명품 실적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해제와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화장품, 패션 등 외출관련 매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대형마트(87)는 고물가로 인한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세일, 특가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계획하고 있어 매출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따뜻한 날씨에 따른 외출 증가로 외식이 늘고, 가공식품 등 서민 먹거리 물가가 높다는 점은 부정적 요인이다.

편의점(80)은 도시락 등 즉석식품⸱가공식품 수요가 꾸준한데다 봄철을 맞이하여 유동인구와 나들이객 증가가 예상되면서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았다. 반면 지난해 대비 5% 인상된 최저임금은 인건비 부담으로 작용해 전망치 상승을 제약했다는 분석이다.

슈퍼마켓(58)은 이번 분기에도 업태 중에서 가장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주요 매출 품목인 식품은 비관적 전망이 높았다.

온라인쇼핑 전망치는 66으로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았다. 엔데믹에 따른 일상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비대면소비에서 대면소비로 소비흐름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 탓이다.

최근 경영 애로요인으로는 소비 위축(38.2%), 비용 상승(22.8%), 소비자물가 상승(15.4%), 상품매입가 상승(10.6%), 경쟁 심화(8.0%) 등을 차례로 들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저성장시대에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합리적이고 알뜰한 소비를 지향하는 가성비 쇼핑을 선호하고 있다”며 “높아진 물가⸱금리 수준으로 인해 제한된 소비여력을 극대화하려는 소비자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장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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