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이후 확산한 금융 시스템 위기로 미국 최종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전망치가 0.5%포인트(p) 하락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뉴욕사무소가 지난 7일 현지 12개 투자은행(IB)을 대상으로 미국 최종 예상금리 수준을 자체 조사한 결과 5.00~5.25%로 전망한 곳은 8곳에 달했다.
앞서 지난 3월10일 조사에선 12곳 중 7곳이 연말 최종 정책금리 수준을 5.50~5.75%로 내다봤다. 당시 조사에서 5.00~5.25%로 답한 곳은 세 곳에 그쳤다.
SVB 사태 등 발발로 금융 시스템 위기와 이에 따른 경기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 우려가 확산하며 이번 조사에서는 최종 금리 수준이 대폭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최종금리 수준을 5.50~5.75%로 전망한 곳은 한 곳에 그쳤고, 5.25~5.50%로 예상한 곳은 전달과 같은 2곳에 불과했다.
여기에 지난 달 4.75~5.00%를 내다본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지만, 이달에는 한 곳이 4%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조사에서 주요 투자은행은 올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p 인상)을 포함해 기준금리를 2~3회 추가로 올릴 것에 무게를 뒀지만, 이번 조사에 따르면 한 차례 인상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 랠리도 멈출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이미 연준이 하반기에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7일 기준 미 선물시장에서 연준 정책금리 전망치가 5월 5.00%, 6월 4.99%, 7월 4.88%에 이어 9월과 11월, 12월에도 각각 4.61%, 4.54%, 4.2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연준은 앞으로도 물가 목표 수준으로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긴축적인 통화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최근 발행한 은행 위기가 향후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통화정책을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 연준은 지난 3월 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기존 4.50~4.75%에서 4.75~5.00%로 0.50%p 높이고, 대차대조표 축소를 작년 5월 발표 계획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