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대형건설사, 원가 상승에 고전…'SK에코플랜트'만 방긋
비상장 대형건설사, 원가 상승에 고전…'SK에코플랜트'만 방긋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3.04.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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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10위권 4곳 중 3곳,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 감소
SK에코, 비중 커진 환경·에너지 사업이 실적 상승 견인

지난해 비상장 대형건설사들이 원가 상승에 고전하며 매출 증가와 비교해 저조한 수익을 거뒀다. 이런 가운데 환경·에너지 사업 비중을 늘린 SK에코플랜트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하며 홀로 웃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이하 시평) 10위권 건설사 중 비상장 4개 사가 최근 사업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다. 

시평 10위권 비상장 건설사는 전반적으로 매출이 늘고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시평 9위 SK에코플랜트만 신사업 매출 비중 확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했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 매출액은 1년 전보다 21.4% 늘어난 7조550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6.5% 증가한 1570억원을 나타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매출은 국내 프로젝트 공정 본격화와 함께 싱가포르 테스, SK오션플랜트 등 인수절차가 마무리돼 자회사 실적이 본격 반영된 영향"이라며 "영업이익의 경우 원자잿값 상승과 건설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환경·에너지 사업으로 실적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사명을 바꾸고 환경·에너지 사업으로 방향을 튼 SK에코플랜트는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매출 비중을 2021년 14%에서 지난해 27%로 늘렸다. 

반면 나머지 3개 사는 그간 쌓아둔 수주물량에 힘입어 매출액이 늘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로 원자잿값과 외주비 상승이 원가율을 끌어올려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시평 4위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매출액 9조43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 늘어난 실적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30% 적은 308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도 2021년 89.1%에서 지난해 92.5%로 뛰었다.

시평 7위 현대엔지니어링의 작년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9.8% 증가한 8조8125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매출원가율이 2021년 89.6%에서 지난해 94.6%로 상승하며 영업이익은 1165억원으로 68% 급감했다.

시평 8위 롯데건설 역시 지난해 매출액이 5조9443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 줄며 3608억원으로 떨어졌다. 이 기간 매출원가율은 86%에서 86.9%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비상장 대형건설사들이 올해 준공 물량 확대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원자잿값 등 비용 상승에 따라 매출액이 늘더라도 상대적으로 적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주택 부문은 준공 물량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곳의 매출액은 작년과 비슷하던가 약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반면 수익률은 그간 많이 상승한 (원자잿값 등) 비용이 아직 떨어지지 않고 있어 작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또 "현재 건설업황을 보면 상반기까지 수주가 특별하게 늘어나는 추세는 아니다"며 "비상장 대형사들은 관련 계열사 물량이 많은 만큼 이에 따라 수주나 실적에서 차이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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