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에 넘길 계획 없다"는 국토부 설명 못 믿는 코레일 노조
국토부의 경전·전라·동해선 수서발 고속열차 투입 계획을 두고 철도노조가 '철도 민영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에스알에 일방적으로 특혜를 줘 철도 민영화를 이루려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철도 서비스 질 제고와 지역민 교통편의 증진을 위한 정책일 뿐 민영화와 무관하다고 설명했지만 코레일 직원으로 구성된 철도노조는 정부를 믿지 못하는 모습이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경부‧호남고속선에서 운행 중인 SRT 열차를 오는 9월 경전선과 전라선, 동해선까지 확대 투입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번 SRT 노선 확대 취지로 지역 주민 교통편의 증진을 내세웠다. 그간 경전·전라·동해선은 수서역을 오가는 고속열차가 없어 지역 주민들이 서울 강남권으로 이동할 때 불편을 겪었다고 판단했다.
이번 노선 확대에 따라 SRT 운영사 SR(에스알)은 서울 수서역과 경전‧전라‧동해선을 잇는 노선에서 하루 4회씩 동시 운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철도 민영화' 쟁점에 다시 불붙는 모습이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은 SRT 노선 확대를 철도 민영화를 위한 에스알 밀어주기 정책으로 봤다. 철도 민영화는 국가 소유 철도 시설 등을 민간에 매각해 운영권을 맡기는 정책으로 에스알이 출범하며 고속철도 경쟁체제가 구축된 이후 꾸준한 논란거리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노선이 늘어나는 것 자체는 지역 주민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좋은 일이지만 국토부가 KTX를 외면하고 SRT만 투입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에스알을 우대하는 정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에스알만 키워주는 정책은 경쟁 체제 안착이 아닌 결국 철도 민영화를 위한 절차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공기업 간 경쟁 체제를 통한 철도 서비스 질 제고와 지역 주민 편의를 위한 정책일 뿐 철도 민영화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국토부 철도운영과 관계자는 "이미 경쟁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마당에 철도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건 적절하지 못하다"며 "그간 노조와 소통을 이어오면서도 철도 민영화 계획은 없다고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을 통합하냐 마냐를 두고도 철도노조와 정부의 시각이 엇갈린 상태다. 철도노조는 공공성과 합리적인 운영을 위해 고속철도 통합을 주장하지만 국토부는 통합과 경쟁에 대한 장단점이 분명하다는 판단으로 일단 경쟁 체제 유지로 가닥을 잡은 상황이다.
철도노조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작년 말 수서고속선 통복터널 단전 사고로 코레일의 KTX가 수서역을 아무 문제 없이 운행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에스알만을 위한 노선 특혜 정책을 전면 백지화하고 수서행 KTX를 즉각 투입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철도운영과 관계자는 "철도통합에 대한 효과도 있겠지만 독점으로 인한 폐해도 있을 것"이라며 "경쟁과 통합에 대한 정확한 결론을 내기 위해 현 체제를 유지하며 더 지켜보기로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