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협회가 건설 현장 시멘트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정부 차원 대책을 요구하자 국토부가 시멘트 수요 대비 생산이 충분하다는 조사 자료를 내밀었다. 국토부는 수급 동향을 더욱 자세히 파악해 대응한다는 계획도 함께 언급했지만 건설자재 공급 상황을 바라보는 건설업계와 정부 간 온도 차가 작지 않은 모습이다.
1일 대한건설협회(이하 대건협)에 따르면 대건협은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건설 현장 시멘트 공급 부족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대건협은 시멘트 업계의 설비 보수·개조 일정 중첩으로 최근 시멘트 생산량이 급감했고 공급 부족이 장기간 지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건협이 중·대형 건설사를 조사한 결과 전체 조사 대상 154개 건설 현장 중 63.6%가 지난달 들어 시멘트·레미콘 수급 불안으로 공사를 중단하거나 지연했다. 특히 공공공사 42개 조사 현장 중 시멘트와 레미콘이 정상적으로 공급된 곳은 4곳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시멘트 생산량이 수요 대비 충분한 수준이라며 건설업계 우려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어조로 보도설명자료를 배포했다. 국토부는 한국시멘트협회 등을 통해 시멘트 수급 동향을 점검한 결과 최근 1~3월 시멘트 수요가 1043만t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생산량은 1051만t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해 시멘트 공급이 수요를 웃돌며 재고량 또한 65만t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 시멘트 공장 생산설비 정기보수와 친환경 설비 개조, 유통 문제 등으로 일부 지역 시멘트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국토부와 달리 상황을 심각하게 보는 대건협은 정부에 건설·시멘트·레미콘업체, 전문가 등과 함께 시멘트 수급 안정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건의했다. 이를 통해 시멘트업계의 설비 보수 일정을 조정하는 등 시멘트 안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자재 수급이 막혀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면 공공공사 계약 기간과 금액을 조정할 수 있게 지침을 시달하고 민간공사에 대해선 지체상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를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런 요구에 국토부는 관계 부처·협회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시멘트와 레미콘 등 주요 건설자재의 수급 동향을 더욱 면밀히 파악해 대응할 계획이라며 짧은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