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를 시작으로 증권사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관련 우발채무가 2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돈맥경화를 우려하는 시선이 가득하다. 정부와 금융당국, 유관기관의 노력으로 회복되는 양상이지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근심은 여전하다. 증권사별 건전성과 활로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곳간을 불리며 국내 2위 증권사로 도약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증시 불황 여파로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한 가운데 내실을 다지고 있다.
수익성 지표를 대표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수익률(ROA)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5.1%, 0.6%로 전년 대비 8.0포인트(p), 0.8p 감소했다. 2021년말 기준 ROE와 ROA는 각각 13.1%, 1.4%다. 반면 유동성과 부채비율, 순자산비율(NCR), 자기자본비율 등은 개선했다.
NH투자증권은 수익성 제고를 가시화하기 위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공들일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재무 건전성 지표는 전년 대비 개선됐다.
◇유동성·부채비율 안정권…동남아 시장 공략
NH투자증권의 최근 3년 간 유동성비율은 △2019년말 158.5% △2020년말 166.4% △2021년말 155.2% 등으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유동성비율 권고치를 100%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안정권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유동성비율은 136.6%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2%p 하락한 수치다. 유동성비율은 2021년말 155.2%를 시작으로 △2022년 1분기 135.7%(전분기比 19.5%p↓) △2022년 2분기 133.9%(1.8%p↓) 등으로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들어서는 소폭 개선됐다.
부채비율도 2019년말 936.3%에서 2020년 973.3%로 37.0%p 상승했지만 2021년말 763.8%(전년比 209.5%p↓), 2022년말 635.5%(128.3%p↓) 등으로 2년 연속 개선됐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635.5%)은 자본 기준 상위 15개사 부채비율 평균(704.1%)을 밑돌며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부채비율은 200%를 초과하면 비상등이 켜졌다는 신호다. 기업신용평가 등에서 높은 등급을 받지 못하고 금융거래가 제한되는 등 불이익도 뒤따른다.
또 다른 건전성 지표인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3.6%다. 전년 대비 2.0%p 오른 수치로 금융회사에 요구되는 기준치(8%)를 웃돌았다.
순자산비율도 △2019년 946.6% △2020년 736.7% 등으로 2년 연속 당국 기준치(1000% 이상)를 밑돌았다. 하지만 이듬해 들어서 전년 대비 839.8%p 급등한 1576.5%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비율은 1302.3%로 같은 기간보다 274.2%p 하락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웃돌았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분산원장 기반 토큰증권발행(STO) 인프라를 구축하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법인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장 사업 확장에 힘쓰고 있다.
특히 금융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고 증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사업에 주목하고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분산원장 기반 STO 인프라 구축 △분산원장 검증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해 계좌체계 표준 수립 등 다양한 준비를 미리하고 있다.
◇STO 생태계 확장…대형 금융사와 플랫폼 협업
NH투자증권은 우선 STO와 유통 규율 체계 정비방안 발표에 따라 건전한 STO 생태계조성을 위해 조각투자사업자, 증권사, 비상장주식중개업자 등 다양한 영역의 오피니언리더들로 구성된 워킹그룹인 ‘STO 비전그룹’을 운영할 계획이다.
협의체는 NH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조각투자사업자, 비상장주식 중개업자, 블록체인 기술기업, 기초자산 실물평가사 등 증권토큰(ST) 제도 정비에 따라 현행 사업모델 변화가 필요하거나 미래 사업기회가 존재하는 기업들의 실무 논의를 위한 장이다.
이를 통해 ST 활용 확대를 위한 포괄적 사업 기회를 함께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또 NH투자증권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거점이 있는 동남아 사업 확장에 공들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홍콩 △중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영국 런던 △베트남 △미국 뉴욕 현지 법인 7개와 상해 사무소 1개를 가지고 있다.
이들 현지 법인 가운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권역을 신흥 시장으로 낙점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2021년 베트남 현지 최대 인터넷 은행 플랫폼인 티모(Timo)와 협약을 맺고 모바일 기반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 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관계사인 비엣캐피탈자산운용과 현지 채권형 합작펀드를 출시하고 펀드사업을 개시했다.
또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지 그룹 계열사인 시나르마스 자산운용과 최대 인터넷은행인 BNC은행과의 협약을 체결하는 등 현지 대형 금융사와 플랫폼사와 협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밖에도 NH투자증권은 금융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고 증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사업에도 주목하면서 ‘나무NH농협카드’를 선보였다. 이를 시작으로 투자가 소비문화로 이어지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 조성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를 글로벌 사업 확장 원년으로 삼고 디지털 중개 사업 등 신사업 추진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또 해외 법인과 본사 IB, 운용, 상품, 지원 등 유관부서들과의 긴밀한 협업체계를 기반으로 수익성 제고하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플랫폼사, 금융사와의 협업을 통한 동남아 사업 확장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