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리튬인산철(LFP)’,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사활을 건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배터리를 통해 글로벌 1위인 중국으로부터 주도권을 뺏겠다는 전략이다.
1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3사는 지난 15일부터 사흘 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3’에서 미래 기술력을 집약한 차세대 제품·기술을 공개했다.
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행사에서 LFP 배터리 시제품을 첫 선보였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 대신 저렴한 철·인산염을 사용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제품이다. 폭발 위험성이 높은 니켈 대신 철을 함유해 폭발에 대한 위험성도 낮췄다. 특히 LFP 배터리 시장은 세계 1∼2위인 CATL과 BYD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선점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도 함께 공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채택한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분자계와 황화물계 배터리를 모두 개발 중으로 고분자계는 오는 2026년, 황화물계는 2030년으로 상용화 시기를 설정했다.
삼성SDI도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모형을 소개했다.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는 독자 조성의 고체 전해질 소재와 리튬 음극재로 수명을 개선한 ‘무음극 기술’이 특징이다. 또 기존 흑연 음극재 대신 실버카본층을 사용해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여 에너지 밀도와 성능을 높였다. 삼성SDI는 상반기 중 국내 처음으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완공하고 하반기 시제품 샘플 제작에 들어갈 계획이다. 준공과 동시에 시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양산 시기는 오는 2027년이다.
아울러 삼성SDI도 LFP 배터리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윤호 사장은 최근 “LFP도 중요한 플랫폼 중 하나”라며 “앞으로 사업과 고객의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온도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다. LFP 배터리는 영하 20도 이하 저온에서 주행 거리가 50∼70%로 급감한다. SK온은 이를 70~80%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하이니켈 배터리를 통해 축적한 소재·전극 기술을 LFP 배터리에도 적용하는 데 성공하면서다. SK온 관계자는 “기술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코발트 프리 배터리 △각형 배터리 △급속충전(Super Fast) 배터리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전시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올해 인터배터리 행사에서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선보인다”며 “앞으로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고객사 요구에 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인터배터리 행사는 국내외 477개사 1400부스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17일까지 치러진다. 인터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3사가 동시 참가하는 유일한 배터리 전문 전시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