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제조공장 5개 비롯 최대 150개 유치
생산유발 700조, 고용유발 160만명 전망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가 경기 용인시에 들어선다. 오는 2042년까지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을 5개 구축한다. 이재용 삼성 회장이 3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최강국으로 도약을 돕는다.
정부는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하고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 국가첨단산업벨트 육성전략을 논의·발표했다. 정부는 첨단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초격차 기술력 확보 △혁신인재 양성 △지역 특화형 클러스터 △튼튼한 생태계 구축 △세계에서 투자하기 가장 좋은 나라 △통상역량 강화 등 6대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바이오, 미래차, 로봇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가진 첨단 분야 6대 산업에 대해 업종별 세부 전략을 마련해 세계 최고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가첨단산업벨트 육성과 관련해 전국 15개 지역을 국가산업단지로 조성하기로 했다.
이날 발표에서 주목받은 건 반도체 국가산단 계획이다.
정부는 경기 용인시에 710만제곱미터(㎡, 215만평)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해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이곳에는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와 함께 국내·외 우수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 팹리스 등 최대 150개를 유치할 계획이다.
신규 용인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용인시 기흥구, 화성시, 평택시, 이천시 등 반도체 생산단지와 인근 소부장 기업, 팹리스 밸리인 판교 등을 연계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메모리-파운드리-디자인하우스-팹리스-소부장 등 반도체 전 분야 가치사슬과 국내·외 우수 인재를 모은 글로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선도 모델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삼성이 주도하는 메모리의 초격차가 확대되고 파운드리 경쟁력이 제고되면 메가 클러스터에 있는 디자인하우스, 팹리스, 소부장과 시너지를 내 반도체 생태계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
반도체 생태계를 넘어 한국 산업 전반의 업그레이드 효과도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한국이 글로벌 최첨단 반도체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IT) 등 기존 산업은 물론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챗GPT 등 다양한 미래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장도 투자에 팔을 걷어 붙였다. 삼성은 용인 클러스터 구축에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국내 전체 직·간접 생산 유발 700조원, 고용 유발 160만명이 생길 전망이다.
삼성은 용인 클러스터 구축으로 기존 기흥, 화성, 평택을 연결해 메모리 분야 초격차를 확대하고 파운드리 분야에서 세계 1위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됐다.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기존 평택과 미국의 오스틴, 현재 건설 중인 테일러 신공장까지 고려해도 생산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용인 클러스터에 파운드리 공장이 가동되면 TSMC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회장은 용인 클러스터를 넘어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투자 계획도 내놨다.
삼성은 국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반도체 패키징 △첨단 디스플레이 △차세대 배터리 분야까지 비수도권 첨단산업 거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해 오는 10년간 6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삼성은 상생을 위해 △중소 팹리스 육성 △지방대학과 파트너십 확대 △미래 세대 기술 인재 육성도 지속 확대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는 메모리반도체, OLED 디스플레이 등 일부 분야에서 이미 세계 수준 기술과 생산역량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더 성장하기 위한 민간 투자를 정부가 확실히 지원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오늘 발표된 국가첨단산단 조성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