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조직적 이탈표 결집"… 강성 지지층 '살생부' 공유까지
이재명 "서로 공격행위 단합 도움 안돼"… 비명계 "조치 필요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민주당 내 대거 이탈표가 나오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가시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며, 친명계는 '이재명 사퇴 불가'를 주장하며 힘을 싣고 나섰다.
친명계 5선 중진 안민석 의원은 1일 CBS 라디오에서 적지 않은 당내 이탈표가 확인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대해 "30표 이상의 이탈이 생겼다는 건 누군가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탈표가 결집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이 대표에 대한 반감, 반란표라고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 대표 사퇴 요구가 더 거세게 있을 것"이라며 "당원들이 뽑은 당 대표이니 사퇴 여부는 당원들에게 물어보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이어 "긴급 중앙위원회를 열고 이 대표 사퇴 문제와 추가 영장 청구 문제, 김건희 특검법 등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의원총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해왔는데, 의총에서 총의를 모으고도 예상보다 많은 이탈표가 나온 만큼 중앙위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를 빌려 사퇴 요구를 저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들이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의원 명단을 공개하며 "공천에서 심판해야 한다"며 '살생부'를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찬성표를 던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소위 '수박(겉과 속이 다름)' 명단이 올라왔는데, 이상민, 설훈, 조응천 등 대표적인 비명계 의원들 및 친문계 의원 이름들이 포함됐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전날(2월28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 당원들을 향해 서로간 공격행위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번 일이 당의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특히 의원 개인의 표결 결과를 예단해서 명단을 만들어 공격하는 등의 행위는 당의 단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 대표 입장을 전했다.
앞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재석 297명에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명으로 부결됐다. 가결을 위해선 149명이 필요했다. 당초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지만 가까스로 가결을 면한 셈이다.
이에 비명계는 즉각 '사퇴론'을 들고 나왔다. 비명계로 알려진 이상민 의원은 지난 28일 CBS 라디오에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 것은 틀림없다"면서 "그냥 설렁설렁 넘어가거나 다시 또 이야기해 보면 되겠지 라고 완만하게 생각해선 안 될 일"이라고 언급했다.
반란표에 대해서는 "겉에 나온 숫자는 빙산의 일각"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당내 의원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클 것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사법 리스크'가 없는 새 지도부 체제에서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도 이 대표를 향해 맹공을 가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일 논평에서 "민주당에 갈등과 공포정치가 시작됐다"며 "민주당 내부에서 서로를 의심하며 '수박' 논쟁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겨우 이러려고 지금껏 온갖 전횡을 일삼으며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사법체계를 망가뜨린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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