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책 등 부동산 규제 완화 따른 기대감도 작용
수개월간 위축세를 보이던 아파트 경매·공매 시장에 조금씩 온기가 도는 모습이다. 여러 차례 유찰돼 가격이 하향 조정된 물건을 중심으로 경매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반등했고 공매 낙찰가율도 6개월 만에 상승했다. 정부가 1·3대책 등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주택 시장 분위기 전환 기대감도 작용한 모습이다. 다만 여전한 고금리에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낙찰가율 상승 폭은 당분간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시장에는 1736개 물건이 나와 이 중 634건이 낙찰됐다.
지난달 낙찰률(경매 물건 수 대비 낙찰 물건 수 비율)은 36.5%로 전월 27.5% 대비 9%p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작년 10월부터 석 달째 내리며 20%대를 기록했다. 감정평가 금액 대비 낙찰가를 뜻하는 낙찰가율도 75.8%로 전월 75%보다 0.8%p 오르며 3개월 만에 소폭 반등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44%로 전월(17.9%)보다 26.1%p 뛰었다. 낙찰가율도 2.2%p 오른 78.7%를 나타냈다. 인천과 경기 아파트 낙찰률도 각각 전월 대비 6.1%p와 4.5%p 상승한 29.2%와 29.5%를 보였다. 낙찰가율은 인천이 72.8%로 전월 대비 4.8%p 올랐지만 경기는 73.3%로 전월에 비해 0.4%p 내렸다.
이런 시장 흐름은 응찰자 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현대아파트에서 나온 물건 경매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76명이 응찰했다. 아파트 경매에서 단일 물건에 70명 이상이 응찰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지지옥션은 1·3대책 등을 통해 정부가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서고 여러 차례 유찰된 물건들의 가격대가 하향 조정되면서 수도권 아파트 낙찰률이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증대에 낙찰가율 상승 폭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공매 시장에서도 나타난다. 지난달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온비드를 통해 진행한 압류재산 공매 중 아파트 물건의 평균 낙찰가율은 67.7%로 전월 67.3% 대비 0.4%p 올라 작년 7월(88.6%) 이후 6개월 만에 반등했다.
전문가는 현재 아파트 경매·공매 시장이 투자 수요보다는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이고 있다며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할 수 있는 시세 9억원 이하 아파트 위주로 응찰자가 몰리는 모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기권에서는 9억원 이하 아파트 위주로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서울은 재건축 호재 등이 있는 물건에 사람들이 몰리는 경향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낙찰가율은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