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잡은 김기현-나경원… 안철수, 엎친 데 덮쳤다
손 잡은 김기현-나경원… 안철수, 엎친 데 덮쳤다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2.07 1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현-나경원 사실상 연대… "羅에게 자문 구하겠다"
'安 중도사퇴론'까지… "1위가 사퇴하는 것 봤나" 난색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전당대회 관련 입장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전당대회 관련 입장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회동하면서 전당대회 판도에 변화 조짐이 일었다. 나 전 의원이 사실상 '친윤' 후보인 김 후보에게 연대 의사를 표하면서 '羅 표심'이 그에게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와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중구의 한 한식당에서 만난 뒤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알렸다.

나 전 의원은 "지금 당의 모습이 분열의 전당대회로 돼가는 것 같아서 굉장히 안타깝다"며 "우리가 생각해야 할 건 윤석열 정권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 내년 총선 승리다. 그 앞에 어떤 사심도 내려 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후보와)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건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 당에 대한 애당심, 충심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인식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20년 세월 동안 동거동락하면서 보수 우파 정당의 가치를 지키고 실현하기 위한 노력들에 대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자리였다"면서 "앞으로도 보수 우파의 가치를 잘 실현해서 국민들이 행복한 나라, 더 부강한 나라를 만들도록 나 전 의원과 더 많은 의견을 나누고 자문을 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주자인 안철수 후보 경우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이 급등했다. 정치권에서는 나 전 의원의 출마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대통령실과 마찰을 빚은 걸 언급하며 '비윤(非尹)' 세력이 안 후보에게 흡수됐다고 봤다. 그러나 나 전 의원과 김 후보의 연대로 지지층 이탈 소지가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안 후보는 최근 자신을 둘러싼 당 안팎의 공세로 곤혹을 겪고 있어 더욱 난처한 상황이다.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안 후보의 과거 발언을 보면 그가 과연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 국민의힘 정체성에 맞는 후보인지 근본적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간첩 유무에 대한 생각 △신영복 선생에 대한 평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설치에 대한 입장 △햇볕정책 계승에 대한 설명 △덩샤오핑을 롤모델로 삼은 이유 등을 공개 질의했다. 이는 모두 '색깔론'에 기반한 질문들로, 이번 전당대회가 과열 양상을 띰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평 변호사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안 후보가 '윤힘론',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론' 등을 말한 건 조금 기만적인 선거운동이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결코 안 후보의 당대표 당선을 바라지 않는단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았나"고 주장했다.

'당무 개입'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대통령은 국민의힘 당원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연히 언론의 자유나 사상의 자유 같은 헌법상의 기본권을 가진다"면서 "대통령은 그 선상에서 어느 당대표 후보에 관해, 더욱이 자신의 정치적 진로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후보에 관해서 선호 의견을 당연히 피력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최근 상황과 관련, '중도 사퇴론'이 나오는 데 대해 "1위 후보가 사퇴하는 것 봤느냐"고 당권 레이스 완주 의사를 표명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8~9일 당대표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예비경선(컷오프)를 실시한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