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상과 관련해 “지난해 유례없이 가파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했던 연준이 통상적인 금리 인상 폭으로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지난 6개월간 꾸준히 둔화하며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제약적 수준까지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물가상승 둔화(Disinflation) 과정이 이미 시작됐다’고 언급했다”며 “시장은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된 것으로 해석했다”고 부연했다.
추 부총리는 국내 금융시장이 올해 들어 정부의 시장안정 노력과 주요국의 통화긴축 속도 조절 기대 등으로 변동성이 완화되고 있다고 봤다.
다만 최근 수출부진 지속 등 실물부문 어려움이 확대되고, 물가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불확실성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추 부총리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등 앞으로 금리 경로에 대한 연준과 시장과의 인식차가 당분간 지속할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 경제·금융팀은 긴밀한 공조 하에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부문별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적기에 대응해 나가는 한편 최적의 정책조합을 더욱 정교하게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특히 “국내 금융시장 안정세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며 “40조원 이상 확보하고 있는 대응여력을 활용해 시장안정세를 확산시켜 나가고,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회사채 발행도 어려움이 없도록 P-CBO(저신용기업 채권담보부증권) 지원대상과 한도를 확대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고금리에 따른 금융 부담 완화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올해 중 10조원 규모의 정책서민금융을 공급하고, 긴급생계비 대출 등 취약계층 맞춤형 금융지원과 저금리 특례보금자리론 공급도 차질 없이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글로벌스탠다드에 맞는 외환·자본시장 선진화에도 매진하겠다”며 “외국인 등록제 폐지, 상장사 영문공시 단계적 의무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 국내 자본시장 투자환경 개선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