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시장도 찬바람…금리 인상 따른 수요 위축 지속
부동산 가격 급등기에 아파트 대체제로 호황을 누린 오피스텔 시장이 침체기를 맞았다.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고 평균 매매가도 1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한때 1400대1 경쟁률을 기록한 오피스텔이 나오기도 했던 청약 시장에도 찬바람이 부는 건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오피스텔 시장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거로 전망했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집계된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거래량은 4만1127건으로 나타났다.
거래 등록 신고 기한이 30일 이내인 점을 고려하면 거래량이 다소 늘어날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역대 최다 거래량을 기록했던 2021년 5만9951건 대비 31.4% 적다.
매매가도 지난해 8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는 2억1500만원으로 1년 전(2억1580만원) 수준으로 회귀했다. 지역별로 수도권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는 2억3050만원으로 2021년 12월(2억308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지방은 1억5100만원으로 2021년 7월(1억5030원) 수준으로 더 큰 내림 폭을 보인다.
오피스텔은 2020년 이후 2년여간 부동산 가격 급등기 때 아파트 대체제로 자리매김하며 활황을 맞았다. 아파트와 비교해 대출 규제에서 자유롭고 저렴하지만 아파트에 버금가는 평면 구성을 내세운 주거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인기를 누려왔다.
2019년 3만5621건이던 거래량은 2020년 4만8654건, 2021년 5만9951건으로 각각 36.6%와 23.2% 증가했다. 2021년 11월 수도권에서 청약받은 한 오피스텔은 89실 모집에 12만4426명이 몰려 평균 1398.04대1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주택 시장이 완연한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오피스텔 시장도 한파를 맞았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17일까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청약받은 오피스텔 8개 단지 중 미달 없이 청약을 마친 단지는 2곳에 불과하다. 이 2개 단지도 평균 경쟁률은 3.43대1과 4.11대1에 그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택 시장에서 가격 등을 선도하는 아파트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대체상품인 오피스텔이 나 홀로 선전하기는 한계가 있다"며 "수익형으로 운영하다 보니 자주 매각을 안 하는 등 거래가 활발하게 나타나기 어려운 구조라 다세대주택처럼 시세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 금리 인상 여파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오피스텔 매매 시장도 수요 위축으로 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체적으로 부동산 시장 자체가 금리 인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수익형 부동산 특성상 대출을 끼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자 부담이 늘수록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송승현 대표는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는 만큼 아파트보다 거래가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