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양성률 20% 넘었다… 방역도 곳곳 구멍
중국발 양성률 20% 넘었다… 방역도 곳곳 구멍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3.01.0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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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만에 공항서 136명 확진… 중국내 신종변이 ‘위기’
中 “상응 조치할 것” vs 각국 “정확한 통계 공개하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중국에서 면역 회피력이 높은 코로나19 신종변이가 잇따라 확인된 가운데 우리 정부의 방역시스템 곳곳에 허점이 드러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발 공항입국 양성률은 이미 20%를 넘어섰지만 질병관리청의 정보관리시스템은 오류가 발생했고 홍콩‧마카오 등을 통한 우회입국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는 실정이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중국발 인천공항 입국자 1137명 가운데 단기체류 외국인 281명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한 결과 73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양성률은 26.0%로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에서는 오미크론 최신 하위 변이인 BQ와 XBB 계열이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상하이에서 XBB 변이가 확인된 데 이어 항저우에서도 최근 XBB와 BQ.1, BQ.1.19 등 신종 변이 감염이 발생했다고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신종변이의 독성이나 치명률은 아직 연구되지 않았지만 면역 회피력이 증강돼 재확산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정부는 중국내 확산 상황에 대응해 입국 전후 검사 등 방역강화책을 시행했지만 곳곳에서 구멍이 발생했다.

단기 체류자들에 대한 검사는 공항 검사센터에서 즉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장기 체류 외국인과 내국인은 ‘입국 1일 이내’에 거주지 보건소에서 검사하도록 해 사실상 별다른 조치 없이 귀가하고 있다.

단기 체류자들에 대한 정보 공유와 확진자 관리에도 미비점이 확인됐다. 중국발 입국자 명단을 공유하는 질병관리청 정보관리시스템에 오류가 생기면서 입국자 관리의 주체인 지자체에 명단이 전달되지 않았다.

질병청은 입국자 정보를 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으로 긴급이관해 조치를 완료했지만 준비 부족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A(41)씨가 격리를 거부하고 도주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단기 체류 외국인들을 격리할 시설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부가 마련한 격리시설의 수용인원은 100명인 반면 중국발 확진자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발 단기체류 외국인에 대한 PCR 검사 시행 첫날인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590명이 검사를 받고 13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거주지에서 검사받은 인원까지 더하면 중국발 확진자는 더 많다. 이날 해외유입 사례 172명 가운데 중국발 확진자는 무려 131명으로 76%를 차지했다.

홍콩‧마카오 등을 통한 우회입국 가능성도 여전하다. 오는 7일부터 입국전 음성확인서 제출이 시행되지만 입국 후 PCR 검사 의무가 없어 ‘잠복기’ 확진자들을 걸러낼 방안이 없다.

중국내 확산이 이어지면서 중국과 세계 각국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중국은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반면, 세계 각국은 중국이 실제와 다른 공식통계를 내놓고 있다며 정확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마오닝 대변인은 “일부 국가들이 중국을 타깃으로 해서 실시하고 있는 입국 제한은 과학적 근거가 결여돼 있다”며 “정치적 목적으로 코로나 조치를 사용하려는 자세를 단호히 반대하며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 보복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진화에 관한 기술 자문 그룹’(TAG-VE)은 이날 비공개 화상회의에서 “중국이 제공하는 데이터 일부는 신뢰할 수 없다”며 “더 믿을 만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