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의 2023년 신년사에 ‘위기’라는 단어가 3년 내 처음으로 사용 빈도 4위에 올랐다. ‘어려움’이란 단어 역시 15위를 차지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위기를 가장 많이 언급한 총수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으로 나타났다.
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의 2023년 신년사 키워드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고객(35회)’으로 집계됐다. 이어 △성장(34회) △미래(34회) △위기(29회) △기술(28회) 등이 2∼5위를 차지했다. 또한 △환경(25회) △가치(24회) △새로움(24회) △변화(23회) △글로벌(세계, 21회) 등이 뒤따랐다.
‘고객’은 3년 연속 언급 횟수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사용 빈도수는 △2021년 56회 △2022년 40회 △2023년 35회로 지난 3년새 언급한 횟수가 21회 줄었다. 대신 ‘성장’이란 단어의 빈도수와 순위는 △2021년 35회(2위) △2022년 28회(7위) △2023년 34회(2위)로 지난해 7위에서 올해 2위로 부상했다.
올해 10대 그룹 신년사에 4위에 오른 ‘위기’는 지난 3년간 10위권 내에도 들지 못했던 단어다. CEO스코어 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갈등 고조 등 악재 속에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가 고조되는데 대한 그룹들의 경각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기와 같은 의미의 단어 ‘어려움’ 역시 사용 빈도 15위(17회)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올해 10대 그룹 신년사에는 ‘위기’, ‘어려움’ 등 현재 경제 상황을 반영한 단어가 총 46회 사용됐다.
10대 그룹 신년사 중 ‘위기’란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신세계로 정용진 부회장은 총 13회를 언급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에 봉착한 유통업계의 위기상황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용 빈도 공동 2위인 ‘미래’, ‘성장’ 등 단어 역시 진취적 의미보다 우려의 문장에서 사용됐다. 또 난관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10대 그룹은 신년사에서 ‘기술’(28회, 5위)과 ‘변화’(23회, 9위) 등 단어를 사용했다.
반면 해마다 신년사의 주요 단어였던 ‘글로벌’(세계)은 △2021년 23회(7위) △2022년 26회(8위) △2023년 21회(10위)로 지난 3년간 하락세를 보였다.
또 신년사에서 사용 빈도가 높았던 ‘코로나19’ 역시 최근 방역 완화 여파로 올해에는 상위 20개 순위에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