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총파업 10일째에 접어든 3일 시멘트와 컨테이너 물동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정유업계는 피해는 확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12개 항만 밤 시간대(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시 대비 82% 수준으로 상승했다.
업무개시명령 발동 전인 지난달 28일 21%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다. 특히 부산항은 밤 시간대 반출입량이 평시 대비 97%까지 올랐다.
전체적인 회복세 속에서도 광양향의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광양항 반출입량은 지난달 25일 이후 평시 대비 0~3%에 머무르고 있다.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반출입량은 4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 불과했다.
시멘트 수송량도 회복세를 나타냈다. 업무개시명령 효과와 함께 차량 적재 중량을 상향하면서 전날은 평년 대비 62% 수준으로 회복했다. 국토부는 전날부터 412대의 시멘트 수송용 차량의 최대 적재 중량을 확대했다. 기존에 최대 시멘트 26t까지 적재가 허용됐던 차량은 30t까지 실을 수 있다.
정유업계의 피해는 확산하는 양상이다. 재고가 품절된 주유소는 수도권에서 충남, 강원 등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품절 주유소는 총 60곳이다.
정부는 피해가 확산할 경우 업무개시명령 시멘트 분야 뿐만 아니라 유조차(탱크로리)에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부와 정유업계는 전날 업무개시명령을 위한 실무 준비 회의를 개최했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정유, 철강, 컨테이너 등 물류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는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피해가 크게 확산하면 업무개시명령을 즉시 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5일부터 업무개시명령서를 받고도 업무현장에 복귀하지 않는 시멘트 화물차 기사에 대한 제재에 나설 방침이다. 운송 거부자는 1차 불응 시 30일 이하 운행정치 처분, 2차 불응 때는 화물운송자격이 취소된다.
정부 합동조사팀은 운송거부자를 특정하기 위해 시멘트 운송사 201개 가운데 193개에 대한 현장조사 진행했고 777명의 화물차주 명단을 확보했다.
합동조사팀은 운송사에 업무개시명령서를 전달하는 동시에 주소가 확보된 화물차주 425명에게도 우편으로 명령서를 송달했다. 이 가운데 명령서를 회피하지 않고 송달받아 업무개시명령 효력이 발생한 차주는 178명이다. 주소불명으로 우편송달을 할 수 없었던 264명에게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명령서를 송달했다.
국토부는 5일부터 현장조사를 통해 화물차주들이 운송을 재개했는지 조사에 나선다. 현장 복귀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지자체에 통보해 영업정지 등 행정 처분을 할 수 있다. 형사 처벌을 위한 고발 조치도 검토한다.
정부가 전방위적인 압박카드로 파업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화물연대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날 화물연대 조합원 약 5100명이 전국 16개 지역에서 집회와 집회 대기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연대는 정부가 탄압을 중단하고 국토부가 진정성 있는 대화 참여 의지로 협상에 나와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국민의힘이 ‘안전운임제’ 논의 착수에 협조할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