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태풍피해·파업 겹악재…출하 탄력 조절
조선, 기자재 미리 공급받아…자체 운송 계획
자동차, 상황 예의주시…'로드탁송' 대응 가능
자동차, 조선, 철강, 해운 등 산업계와 건설업계가 화물연대 파업에 비상이 걸렸다. 산업계는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는 방안이지만 파업 장기화 시엔 대책이 없어 산업이 올스톱 될 우려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안전움임 일몰제 폐지, 적용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2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산업계는 필요한 자재 등을 미리 확보하며 화물연대 파업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타격이 가장 큰 업종은 철강이다. 철강업계는 태풍 피해 복구, 기존 노동조합의 파업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 화물연대 파업으로 이중고를 겪게 됐다. 철강업계는 긴급한 자재 등을 사전 출하하는 등 유통, 출하를 탄력적으로 조절한다.
특히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이번 파업으로 수해 복구에 필요한 자재나 설비 반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포스코는 지난 22일 화물연대에 “수해 복구를 위한 설비 자재 반입과 복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반출 목족의 화물차량 입·출고는 가능하도록 협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경우 기존에 계속된 노조 파업으로 몸살을 겪는 중에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쳤다. 현대제철은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긴급재에 대해 사전에 선출하해 유통 물량 피해를 최소화한다. 또 출하를 탄력적으로 조절하며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하고 있다.
조선업계 역시 기자재 등 물량을 미리 공급받으며 대응에 나선다. 기자재를 자체 차량 운송하는 등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자재 운송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테이너를 실어 날라야 하는 해운업계 역시 컨테이너를 미리 받기로 했다. HMM은 지난주부터 부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HPNT)의 컨테이너 반입 기간을 선박 입항 3일 전에서 7일 전 혹은 10일 전으로 확대한다.
완성차업계는 특별한 대책을 내놓기 보다 예의주시하고 있다. 차부품 확보와 신차 탁송이 문제다. 특히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현대자동차·기아는 직원들을 동원해 공장에서 직접 차를 빼내는 ‘로드탁송’을 하기도 했다. 이번 파업에도 이 같은 대응에 나설 수 있다.
파업 장기화 시엔 산업계 전체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리 받아 놓은 자재 물량이 동나면 더 이상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으로 산업계는 하루 평균 2000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8일간 파업이 진행됐다. 이 기간 완성차 5개사는 5720대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철강 5개사는 72만1000톤(t)을 출하하지 못했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이 단기적으로 끝나면 큰 영향이 없겠지만 장기화되면 사실상 마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