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임차인 피해 예방에 나섰다. 앞으로는 계약 체결 전 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대인에게 선순위보증금 등 정보 제공 동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명확해진다. 또 임대인은 의무적으로 정보 제공에 동의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와 법무부는 21일 전세 사기 피해방지 대책의 후속 조치로 마련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동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다음 달 31일까지 입법예고하고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른바 '깡통전세'나 전세 사기 등으로 임차인이 보증금을 전부 회수하지 못하는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또 임대인이 차임 대신 관리비를 근거 없이 올려받는 등 투명하지 못한 관리비 인상으로 청년 등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와 법무부는 전세 사기 방지대책과 관리비 투명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했고 관련 내용에 대한 당정 협의를 실시한 바 있다.

그 후속 조치로 임차인의 보증금을 보호하고 관리비 사항을 투명화하는 법안을 입법예고하고 표준계약서 개정 등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우선 선순위 임차인 정보와 체납정보 확인권이 신설된다. 현행법상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은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확정일자 부여기관에 선순위보증금 등 임대차 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이 임대인에게 동의를 요구할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고 요구하더라도 임대인이 거부하면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이번 개정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대인에게 선순위보증금 등 정보제공에 관한 동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을 문언상 분명히 하고 임대인이 이에 동의할 것이 의무화된다.

체납정보 확인권의 경우 임대인이 계약 전에 체납한 세금이 있는 경우 그로 인한 국가의 조세채권은 임차인의 보증금반환채권에 우선하지만 세금체납여부는 임대인이 알려주지 않는 이상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이 알 수 없다.

이에 대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이 계약 체결 전 임대인에 대해 납세증명서 제시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신설한다.

또 소액임차인의 범위를 확대하고 최우선변제금액을 상향한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소액임차인과 같은 주거약자가 전세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권역별로 최우선변제를 받을 소액임차인의 범위를 일괄 1500만원 상향했고 최우선변제금액을 일괄해 500만원 상향했다.

이와 함께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의 개정도 추진된다. 계약서에 관리비 항목과 계약체결 후 입주 전 임대인의 담보권 설정금지 특약이 신설되고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을 위한 국회 논의를 적극 지원한다.

관리비를 객관적 근거 없이 계약 기간 내 임의로 올리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관리비를 근거 없이 청구할 수 없도록 일정 규모(전유부분 50개) 이상의 집합건물 관리인에 대한 관리비 등 장부 작성과 증빙자료 보관 의무 신설 등을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국토부와 법무부는 앞으로 입법예고 후 법제처 심사와 차관‧국무회의를 거쳐 내년 초 법률안은 국회에 제출하고 시행령은 공포‧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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