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결과 발표를 미뤘다. 독과점 여부를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심사 유예는 앞서 영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에 독과점을 해소할 추가 자료를 요구한 데 이어 두 번째다.
1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추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대한항공은 이달 중순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9월 미국 정부가 요구한 2차 자료 제출을 마쳤다. 심사 기간이 75일인 점을 고려할 때 이달 중순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됐다.
이번 심사 유예는 미주 노선이 많아 독과점 여부를 판단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주 노선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기준 대한항공 매출 비중 29%를 차지한 주요 노선이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심사 관련 인터뷰도 지난주에 마쳤다. 이달 중순 결론을 내리기에 시간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 경쟁당국에서 요구하는 자료·조사에 성실히 임해 왔다”며 “앞으로 심사 과정에도 적극 협조해 잘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미국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얻으면 다른 주요국 심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경쟁당국이 불허 결정을 내리면 양사 합병은 무산된다.
대한항공은 현재 9개 필수신고국가 경쟁당국 중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 터키, 대만, 베트남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 임의신고국가인 영국은 지난 15일 심사 유예 결정을 내리고 독과점을 해소할 추가 자료를 대한항공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