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더 춥고 더 길고 더 험한 경제 한파, 기술 초격차로 돌파해야
[기고] 더 춥고 더 길고 더 험한 경제 한파, 기술 초격차로 돌파해야
  • 신아일보
  • 승인 2022.11.1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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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
 

최근 미국·유럽 등 주요국들의 고강도 긴축 지속과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 고(高)’의 ‘트리플(Triple) 상승’에 더하여 증시 폭락과 7개월 연속 무역적자 여파가 충격을 더하면서 우리 경제에 들이닥친 한파가 더 춥고 더 험하고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방증하듯 국내외 경제기구들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우선 우리 정부는 2.5%, 한국경제연구원은 2.4%,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2%, 한국은행은 2.1%, 국제통화기금(IMF)은 2.0%로 하향 조정했다. 이보다 한 수 더 떠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주저앉을 것이란 전망 전망도 속출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지난 9월 말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을 1.9%로 예측했고,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이 2.6%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내년 경제성장률은 1.8%로 큰 폭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무역수지가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1월 1일 발표한 ‘2022년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24억8,200만 달러로 1년 전 556억6,000만 달러보다 5.7%인 31억7,800만 달러 감소했다. 반면에 올해 10월 수입은 1년 전 538억4,800달러보다 9.9%인 53억3,000만 달러 증가한 591억7,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따라서 무역수지는 67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 4월부터 이어진 적자 행진을 7개월째 이어갔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달라질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물가도 5%대의 고공행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1월 2일 발표한 ‘2022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5.7% 각각 상승했다. 소매판매액 증가율도 6월 1.4%, 7월 1.2%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또한 원·달러 환율도 여전히 높다. 고용 한파는 더 싸늘하다. 고용 시장이 내년부터 악화할 것이란 국책연구원의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11월 3일 발표한 ‘최근 취업자 수 증가세에 대한 평가 및 전망’에 따르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 79만1,000명에서 내년에는 8만4,000명으로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이란 충격적 분석이다.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가 내년 처음으로 취업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또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사상 초유의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는 공격적인 금리 대폭 인상의 후폭풍으로 대기업들까지 자금난에 내몰렸고, 강원도 레고랜드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로 지난달 요동친 채권시장이 흥국생명 ‘콜옵션(Call option) 포기’로 채권시장은 그야말로 ‘절벽’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목전에 급박한 경제 한파를 누그러뜨리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바로 잡고 침체된 경제를 살려야함은 물론이다. 무엇보다도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투자와 고용을 늘려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소모적 정쟁을 삼가고 힘을 모아야만 한다. 노동·규제·교육·연금·세제 등의 구조 개혁으로 근본 체질을 바꾸고 꺼져가는 성장 동력을 재점화해야 함은 물론 엄혹한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미래 핵심 전략기술 확보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글로벌 기술 초격차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국가역량을 집주(集注)해야 하며, 이를 위한 인재 육성에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받침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가 전략기술이 경제와 외교 그리고 안보까지 좌지우지하는 기술 패권 다툼으로 일관하는 시대상황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술과 상품 그리고 시장을 창출하는 능력을 확보해야만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고 국가를 생존시킬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월 28일 취임 후 처음으로 과학기술정책 컨트럴타워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주재하고 “국부의 원천은 과학기술의 역량”이라며 “기술 패권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대전환의 시기에 추격을 넘어 초격차를 만드는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밝히고, 지난해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필수 전략기술로 설정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 바이오, 우주항공·해양, 수소, 사이버보안,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첨단로봇·제조, 양자 등 10대 분야에다 새롭게 차세대 소형모듈 원전(SMR)과 첨단 모빌리티(Mobility) 등을 추가해 12대 분야를 국가 전략기술로 키우기로 하고, 50개 세부 중점 전략기술을 제시하며, 향후 5년 동안 관련 연구개발(R&D)에 25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선도 그룹에 있는 분야도 있지만 대체로 경쟁형이거나 추격형 기술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시장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예컨대 문화 상품이나 의료 서비스, 스마트시티 등을 통해 대한민국이 미래 산업의 전시장 역할을 함으로써 괄목할만한 산업 유발 효과를 거양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해 국가역량을 결집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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