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라쿠배당토’와 ‘3요’를 아시나요?”
외계어인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암호명 같은 이 용어가 요즘 핫(hot)하다. 동시에 중소기업 경영자라면 꼭 알아야 할 신조어이기도 하다. 인재확보와 조직문화 등 인적자원관리 이슈에 관한 중소기업 경영자의 고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기 때문이다.
‘네카라쿠배당토’는 요즘 잘나가는 기업들인 네이버, 카카오, 라인플러스,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의 앞 글자를 따서 부르는 말이다. 한편 이들 기업 말고는 예외 없이 인재를 채용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하물며 잘나가는 스타트업이 아닌 중소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하려면 얼마나 어려울까?
'이걸요? 제가요? 왜요?' 이 3가지를 일컫는 ‘3요’는 MZ세대 직원들과 업무에 관한 소통 방식에 대한 경계의 의미로 회자되는 말이다.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갖고 있는 우리 사회의 미래 주역이다. 이들과 소통할 때는 지시 받은 업무의 정확한 내용과 목적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이걸요?’ 여러 구성원 중 해당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사람이 왜 자신인지 설명을 요구하는 ‘제가요?’ 해당 업무를 해야 하는 이유와 필요성, 기대효과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왜요?’에 대한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중소기업 경영자는 사회적 가치와 산업 지형의 변화에 따른 내·외부적 요인에서 기인하는 양면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국면을 의연하게 마주하고 슬기로운 전략으로 돌파해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 고민해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시대변화에 걸맞은 인적자원관리 체계의 수립과 다면적 지원시스템이 절실히 요구된다.
우선 중소기업 스스로 초석을 다지기 위한 노력이다. 기업의 사명과 비전, 추구하는 사업방향과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구성원과 공유하는 것. 이를 실천하기 위한 역량을 정의하고 갖추어 핵심가치를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은 기업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굳건하게 하면서 구성원들을 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일을 하지 말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고 강조한 ‘앙투안 드 생택쥐페리’의 어록을 되새겨 봐야 한다.
둘째, 인적자원관리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체계적·합리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인재확보를 위한 채용 과정에서의 경쟁력과 차별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천편일률적인 채용공고 방식과 문구로는 인재를 얻을 수 없다. 사소하고 디테일한 부분에서부터 ‘네카라쿠배당토’와 경쟁해 밀리지 않아야 하고 MZ세대의 코드에 맞출 수 있어야 미래가 있다. 경영자 스스로 인적자원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얼마든지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여러 지원기관에서 수행하는 컨설팅을 통해 프로세스 진단과 솔루션을 마련할 수도 있다. 필자는 여성기업 경영자이자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의 일원으로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지원하는 컨설팅 프로그램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셋째, 정부의 지원 및 육성 정책도 시대변화에 맞게 현실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해마다 중소기업 경영자는 물론 담당자들조차도 헷갈려하는 ‘박물세고(博物細故)‘와 같은 금전적 지원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중·장기적, 근본적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청년내일채움공제’와 같은 제도를 좀 더 정밀하게 보완하고 확대하는 것도 좋겠다.
중소기업은 자금, 시설, 인력 등 자원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인적자원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만큼 체계적인 인적자원관리를 통한 인재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따라서 기업 스스로의 끊임없는 노력과 체계인 시스템 구축, 정부의 실질적 지원정책이 삼위일체가 돼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성장 로드맵이 완성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한경석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특별부회장(인아트 대표)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