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카카오, 엔터프라이즈 통해 도전장…데이터센터 구축
'카카오 먹통' 사태로 데이터센터 안정성과 데이터 분산 관리 중요성이 부각됐다. 이에 따라 카카오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클라우드 업계가 주목 받을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클라우드 기업인 네이버클라우드·KT클라우드·NHN클라우드는 규모 키우기에 속도를 낸다. 카카오도 기술부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해 클라우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네이버는 클라우드 시장에 일찍 뛰어든 국내 기업이다. 2000년대부터 네이버 IT인프라를 관리한 부서 NBP(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다 2017년 네이버클라우드로 분할해 본격 출범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2013년 춘천에 축구장 7배 크기의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을 완공해 데이터 이중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중화 시스템은 위급 상황에도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해 데이터 서버를 분산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서 구축이 가능하다. 2023년에는 각 춘천 대비 6배 큰 규모(면적 29만3697㎡)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완공한다. 각 세종은 최소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산업분야 컴퓨팅 환경을 대규모로 확장할 수 있다.
KT와 NHN는 지난 4월 클라우드 사업을 분사해 각각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를 출범하고 시장 선점에 속도를 냈다. KT클라우드는 오는 2026년까지 매출 2조 규모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8000억원 규모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집중해 맞춤형 서비스 강화와 공공분야 전담 사업체계도 구축한다.
글로벌 수준의 AI 클라우드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클라우드'도 집중한다. 지난해 말 출시한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 서비스를 필두로 AI 인프라에 집중 투자하고 AI 플랫폼과 서비스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한다.
NHN클라우드는 NHN 내 클라우드 사업과 AI 사업을 통합된 기업으로 인프라, 플랫폼, 서비스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전 영역에서 AI 기술력을 접목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
NHN클라우드는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자사 강점으로 오픈스택 기술 강점을 발휘하고 규정을 수용하고 대응하는 '유연성'과 △해외 인증뿐만 아니라 국내 인증을 모두 확보한 '안정성' △국내 유일 쿠버네티스 인증 취득 등 '차별성' △클라우드 기술을 선도하는 재단에 참여하고 협업하는 '글로벌'을 내세웠다.
카카오는 지난 5월 유상증자방식으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1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클라우드 플랫폼 고도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 i 클라우드를 서비스 중이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 10년간 데이터 운영 노하우가 반영된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기업의 다양한 클라우드 환경을 연결해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안산시 한양대 캠퍼스혁신파크내 연면적 3만㎡ 규모로 구축할 예정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4600억원을 투입해 내년 중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며 시흥에서도 2024년 데이터센터 착공을 목표하고 있다"며 "자체 데이터센터는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방화, 내진과 같은 방재시설을 더 안전하게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카카오가 서비스를 정상화하는데 약 5일이 소요됐다. 홍 대표는 복구가 지연된 원인에 대해 "서비스의 주요 데이터와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이중화 조치는 있었지만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